“불안하냐? 나도 불안하다”…불안은 장(腸) 속에 있어, 전염 가능

사회적 장애 환자의 미생물 이식받은 쥐, 사회적 공포 더 느껴

불안이 강해지면 사회적 공포나 불안장애로 발전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결혼식에 축사를 하기 전 느끼는 불안을 사회적 불안이라고 한다. 이런 불안이 강해지면 사회적 공포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불안감이 우리 장(腸)에 있어 전염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불안이 사람의 내장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사회 불안 장애(SAD)가 있는 인간의 장내 미생물을 쥐에게 이식했는데, 쥐는 이식 후 10일 동안 사회공포증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코크대 연구진은 사회 불안 장애 진단을 받은 6명과 사회 불안 장애가 없는 6명의 사람들로부터 미생물 샘플(대변 샘플)을 채취했다. 참가자들은 연구에 샘플 채취 전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신과 약물이나 영양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또 연구에 이용될 생쥐에게는 상주 미생물군을 고갈시키기 위해 일주일 동안 4가지 서로 다른 항생제를 혼합해 먹였다.

참가자들의 미생물 샘플은 6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각 6마리씩의 생쥐에게 이식됐다. 이에 따라 SAD 환자로부터 이식을 받은 36마리, SAD가 없는 사람으로부터 이식을 받은 36마리 등 총 72마리의 생쥐에게 미생물이 이식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미생물군집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3일 연속으로 각 쥐의 장에 새로운 미생물군집을 이식했다. 이식한 지 10일 후, 생쥐는 사교성, 전반적인 불안, 장 기능, 우울증 및 두려움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에 대한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 결과 SAD 환자로부터 이식을 받은 그룹은 사회적 공포에 대한 테스트에서 이식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훨씬 나쁜 점수를 받았다. 연구진은 쥐에게 사회적 단서에 의해 촉발된 두려움을 유발한 다음 그것이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SAD 환자로부터 이식을 받은 집단은 사회적 공포가 감소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회적 불안 외에도 이식받은 쥐 그룹의 뇌에 몇 가지 독특한 변화가 나타났다. SAD 환자로부터 이식을 받은 쥐 그룹은 말단조의 기저 핵이라고 불리는 뇌 영역에서 변화를 보였다. 옥시톡신의 수준을 억제하는 이 영역은 사회적 및 낭만적인 환경에서 개인 간의 결속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결속에 중요하다. 두려움과 성격에 관여하는 내측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 모두에서도 SAD 환자로부터 이식받은 쥐 그룹은 옥시토신과 연결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미생물군집의 변화가 행동에 상당한 차이를 촉발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장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치료할 수 없는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앓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 뇌 대신 미생물군집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에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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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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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 2024-03-13 16:05:35

      저도 근 몇 년간인가? 우울증으로 진짜 고생했었는데.. 그래도 남자친구가 굿나잇브레싱? 사와서 스트레스 받을때나,자기전에 해주니까 우울한 생각이 많이 없어지고 좋은 거 같아요.. 무엇보다 잠이 엄청 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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