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동안 ‘콜록콜록’…전염성 높은 백일해 예방하려면?
2022년 31명, 2023년 292명, 금년은 벌써 150명 육박
백일해의 증상은 심한 기침이며, 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고 보통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2∼3개월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백일해라는 병명은 ‘100일 동안이나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백일해는 주로 ‘보르데텔라균’ 감염으로 발행한다. 초기 증상은 가벼운 감기와 비슷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고 발작성 기침과 구토까지 동반하기도 한다. 콧물, 기침과 같은 증상이 1주일 이상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진다면 백일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백일해 환자 수가 전년 대비 급증하며 비상이 걸렸다.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백일해는 확진자 수가 2022년 31명에서 2023년 292명으로 전년 대비 9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9일 공개한 ‘전수감시 감염병 주간 발생 현황’을 보면, 2024년 8주차(2024. 2. 24. 기준)까지 발생한 백일해 환자 누계는 이미 144명에 달한다. 그중 97명이 경상남도에서 발생했다.
영유아 감염 원인은 가족, 잠복기에도 전염
비말(飛沫)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하는 질환의 특성상 전염성이 매우 높은 것도 백일해가 위험한 이유다. 감염자가 없는 인구집단에서 첫 감염자가 평균적으로 감염시키는 2차 감염자의 수를 나타내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가 백일해는 12∼17이다. 디프테리아 6∼7, 천연두 5∼7보다 훨씬 높다.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는 백일해가 다른 질병에 걸릴 확률을 높이고 사망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영유아의 주요 감염 원인은 부모(52.6%), 조부모·친척(26.3%), 형제·자매(21.1%) 등 가족이다. 영유아를 둔 가정에서는 백일해 감염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일 경우 3기(27~36주)에 ‘Tdap백신’ 접종을 통해 곧 태어날 아이에게 수동면역 효과를 주어 백일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좋은 예방법이다.
또한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이르고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도 전염될 수 있으며 영유아의 대부분은 감염 사실을 모르는 가족에 의해 감염된다는 점에서 모든 10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Tdap백신은 파상풍(Tetanus), 디프테리아(diphtheria), 백일해(Pertussis) 모두 예방할 수 있다.
전염성 매우 높아…백신 접종으로 예방해야
청소년이나 성인도 백일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백일해는 전 연령에서 발병하며,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이미 보유한 상태에서 발병할 때는 증세가 나쁘고 치료 비용 등 질병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백일해 유행이 예년과 다르게 심각한 수준으로, 미처 대비하지 못한 사람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소중한 아이와 가족들을 백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만 10세 이상, Tdap백신 접종력이 없다면 ‘부스트릭스’ 같은 Tdap백신을 접종하여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스트릭스는 영유아 시기에 기초 접종을 마친 만 10세 이상 전 연령 접종이 허가된 유일한 Tdap백신이다. 감염 고위험군인 65세 이상과 임신부 접종에 대해서도 식약처로부터 유일하게 허가받았다. 또 다른 Tdap백신 ‘아다셀’은 영유아 시기에 기초 접종을 마친 만 10~64세의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