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박 차관은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전공의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오후 4시경 시작한 대화는 3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7시 20분경 마무리했다.
대화 일정 종료 후 진행한 공동취재 기자단의 질의에서 박 차관은 “오늘 오신 분들은 전공의 대표는 아니다”라면서도 “전체 몇천 명의 전공의에게 전달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도 하고 싶은 말을 했고 우리도 하고 싶은 말을 해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혔다”면서 “정부가 발표했던 정책 내용과 배경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이를) 소상하게 설명했으며, 다들 빨리 이 사태가 조기에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공통적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이날 대화에 참석한 전공의 숫자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현재 전공의 집단에 대표자가 없어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참석한 전공의 규모에 대해 “소수이지만, 몇명인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이를 더 질의한 취재진엔 ‘1명 이상’, ‘한자릿수’ 등의 단어로 에둘러 답변했다. 이날 현장 취재진은 2명가량의 전공의가 참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차관은 이날 이렇게 소수의 전공의만 참석한 데 대해 △현재 전공의 집단의 대표자가 부재한 상황이란 점에서 개인 자격으로 개별 참석했다는 점과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의도치 않게 일정이 언론에 노출됐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현재) 전공의들의 상태가 명확한 대표가 있고 그 대표에 대해서 전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면서 “(참석 전공의가) 대표냐 아니냐를 떠나 대화를 서로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판단 근거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간부나 앞서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등은 참석하지 않았고 △현재 전공의 집단과 대화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앞서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하거나 연락을 취해도 받지 않는 상황이란 부연이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진심으로 (업무) 복귀 시한까지 돌아오시길 바란다”면서 “오늘(29일 자정)까지 돌아오면 아무런 행정조치도 없다. 환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린다”고 촉구했다. 전공의의 집단 사직 관련 처벌 면제 기한을 29일 자정까지로 못박은 것이다.
이어 박 차관은 “복귀 시한을 정한 건 겁박하려는 게 아니고 돌아올 수 있는 출구를 열어주려는 것”이라면서 “충분히 의사 표현을 했고 (집단 사직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3일로 개최할 예정인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 대해선 ‘정당한 행위’라고 인정했다. 그는 “의사들도 진료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서 “(3일은) 휴일이기에 원래 진료를 안 하는 날이고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라 논평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