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조현병 치료제, FDA 재심사서도 승인 거부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 부족...제조사 주가 50% 이상 하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네르바 뉴로사이언스의 조현병 치료 후보물질 ‘롤루페리돈’의 승인을 또다시 거부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FDA는 “롤루페리돈의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은 증명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약물이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다른 정신질환 치료제와 병용 투여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점 △조현병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가 빈약한 점 △임상에 부적절한 참여자가 포함된 점 등이 지적됐다.

이에 FDA는 미네르바 측에 최소 한 건 이상의 임상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미네르바는 “FDA 측에 필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해 승인을 받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추가 임상은 계획에 없음을 암시했다.

앞서 2022년 8월 미네르바는 FDA에 롤루페리돈 허가를 신청했으나 접수 자체가 거부됐다. 당시에도 임상적 효능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항소를 통해 진행한 이번 재심사에서도 승인이 거절돼 롤루페리돈의 상용화가 불투명해졌다.

이번 승인 거부는 미네르바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재심사 승인 거부가 알려진 27일 미네르바 주가가 53%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롤루페리돈의 약효를 검증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해당 약물이 조현병 음성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조현병 증상은 양성과 음성으로 나뉜다. 양성 증상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없지만 조현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망상이나 환각이 대표적이다.

반면 음성 증상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만 조현병 환자들에게 결여된 특성이다. 조현병 환자들의 감정 변화 폭이 좁아지거나 무기력감, 의욕 저하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음성 증상이다.

롤루페리돈은 최초의 조현병 음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이미 양성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환자들에게 적용하려면 양성 치료제와 병용 시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거나 단독 투여만으로도 뚜렷한 증상 개선이 나타나야 하는데, 둘 다 임상 시험에서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미네르바 측은 “롤루페리돈의 승인 거부는 실망스럽다”며 “당사는 롤루페리돈이 조현병 음성 증상에 대한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믿는다. FDA의 피드백을 해결하기 위한 회의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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