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플래시 무서워”…빛에 민감한 ‘이 병’ 앓는 男사연은?

번쩍이는 빛에 민감한 광과민성증후군...영화관, 햇빛, 카메라 등 조심해야

영국 렉섬에 사는 해리 존스(26)는 광과민성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는 카메라 플래시나 난간에 반사된 햇빛 등에 민감한 병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왼쪽) / 게티이미지뱅크]
광과민성증후군으로 빛에 민감한 남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렉섬에 사는 해리 존스(26)는 카메라 플래시나 난간에 반사된 햇빛 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일상에서 깜빡이는 빛이 발작으로 이어지기 때문. 해리가 앓는 병은 광과민성증후군(광과민성발작, photosensitive epilepsy)으로 TV의 불빛, 카메라나 휴대전화의 플래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등에 민감해진다.

해리는 17살에 광과민성증후군으로 첫 진단받았다. 그동안 팔다리에 경련이 생기고 몇 초 또는 몇 분이나 지속됐지만 피곤하다고 여겨왔던 그였다. 어느 날, 그는 대학의 연극 공연 준비를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던 중 손에 경련이 나타나며 몸이 떨리는 걸 느꼈다. 다른 직원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내려오기까지 45분이나 걸렸다.

결국 해리는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뇌 활동을 관찰하기 위한 뇌파 검사를 받았다. 해리는 “지난 몇 달 동안 경련을 느끼긴 했지만 큰 일은 없었다”며 “신경과 의사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뇌전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진단 후 해리는 발작을 억제하는 약물인 발프로산나트륨을 처방받았다. 이후 그의 생활에는 제약이 뒤따랐다. 클럽, 행사장 등 사람들이 핸드폰 카메라를 많이 사용하는 곳에 가기 어려워진 것이다. 대학 시절에도 해리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쓰러지곤 했다. 심지어 대학 졸업식 때는 카메라 플래시를 피하기 위해 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한쪽에 앉아있었다. 사진사가 플래시를 터뜨려 그의 사진을 찍은 후에는 구토까지 했다.

해리의 광과민성증후군은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줬다. 해리는 “약 때문에 아침에 몸이 좋지 않아서 오후 늦게 일할 수밖에 없다”며 “결혼식 등 각종 행사의 불빛을 생각하면 걱정없이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번쩍이는 빛에 민감해…비정상적인 뇌파로 인한 광과민성증후군

해리가 겪고 있는 광과민성증후군은 1997년 일본에서 발생한 ‘포켓몬 쇼크’ 사건을 계기로 주목받았다. 당시 인기있던 만화인 포켓몬스터를 보던 많은 아이들이 번쩍이는 빛에 의해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당시 TV도쿄에 따르면 750명 환자가 발작을 경험했고, 이 중 135명이 입원했다.

광과민성증후군은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빛, 번갈아 나타나는 화면이 원인이다. 뇌의 특정 부분을 통제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뇌파가 발생하는 뇌전증 환자의 약 3%에 해당한다. 광과민성증후군이 의심되면 이런 시각 패턴이 나타나는 강렬한 영상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을 볼 때 증상이 더 심한 경향이 있다. 주위가 밝은 곳에서 화면의 밝기는 낮춰서 영상을 시청하고, 눈과 화면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는 게 좋다.

2021년 6월 국내 개봉된 ‘크루엘라’ 상영관에서 광과민성증후군에 대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과거 국내 영화관에서도 광과민성증후군 주의 경고…예상 환자 수 약 4000명

국내에서도 극장 등에서 광과민성증후군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2021년 6월 국내 개봉된 디즈니 실사 영화 ‘크루엘라’ 상영관에 광과민성증후군 주의 문구가 붙었다. 국내 뇌전증 환자가 약 14만 명임을 고려하면 예상 환자 수는 4000명 정도다.

영화관 등에서 경련 발작을 하는 환자를 발견하면 주변에 위험한 물건을 치워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구토 등으로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련이 멈추지 않으면 119에 연락해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최지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