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어쩌지?” 체중에 집착하는 식습관…심장까지 망친다

거식증으로 인한 영양실조, 폭식증에 따른 약물 복용 등 심장 손상 일으켜

심장
음식 섭취가 어려운 섭식 장애를 앓으면 심장 손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섭식 장애가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섭식 장애 입원 환자의 경우 일반 사람에 비해 사망 확률이 5~7배 정도 높고 미국에서 52분마다 한 명씩 섭식 장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심장 질환 유발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섭식장애 저널(Journal of Eating Disorders)》에 발표된 리뷰 논문에 따르면 거식증 환자가 모든 정신과 질환 중 사망 위험이 두 번째로 높았다.

몸매 집착 섭식 장애, 심장까지 손상

일반적으로 섭식 장애에는 크게 거식증과 폭식증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체중에 대한 집착, 왜곡된 신체 이미지 인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거식증 환자는 체중이 늘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음식을 피하거나 심각하게 제한된 식사를 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폭식증 환자는 자제력을 잃고 음식을 마구 섭취한 후 일부러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이나 이뇨제를 복용해 체중을 줄이는 행위를 반복한다. 섭식 장애는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는 만큼 영양소 부족 등으로 인해 신체 이상을 초래하고 건강까지 크게 나빠질 수 있다.

섭식 장애는 심장까지 손상시켜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을 크게 높인다. 미국 덴버에 위치한 섭식장애 및 중증 영양실조 센터의 설립자인 필립 묄러 박사는 “심장은 급격한 체중 감소, 영양 실조 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타격이 클 수록 심장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소개했다. 섭식 장애는 심박수 저하에서부터 심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킨다

영양실조, 전해질 불균형 등 문제

거식증의 경우 영양이 부족하고 체중이 줄어 심장 근육이 수축하고 심박수가 느려지거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초래할 수 있다. 음식 섭취를 제한하면 신체가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신진대사 속도를 늦추고 이에 따라 심장이 위축되고 심장 박동 속도가 느려지거나 불규칙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폭식증 환자는 과도한 구토와 관련 약물 사용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유발하고 울혈성 심부전, 심장 돌연사까지 초래할 수 있다. 폭식증 환자 중 일부가 구토 유도를 위해 이페칵(ipecac)시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독성물질을 먹었을 때 응급으로 사용하는 구토제로 전문가에 따르면 심장에 무리를 주는 독성이 있을 수 있어 위험하다.

어지럽고 숨 가쁘면 병원 찾아야 

섭식 장애가 있으면 서 있을 때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이 감소해 발생하는 기립성 자세 빈맥 증후군(POTS)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빠른 심장박동,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외에 흉통, 숨 가쁨, 잦은 코피, 기력 부족 등 증상이 있으면 이 역시 섭식 장애에 따른 심장 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섭식장애로 인해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면 심장 치료 뿐 아니라 섭식 장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심장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섭식 장애가 다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몸매에 대한 집착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나 태도는 삼가는 것이 좋다. 섭식 장애는 유전적인 영향도 있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관심도 중요하다. 혹 자녀 등 가족 중에 강박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식사 중에 갑자기 화장실을 가는 일이 잦은 사람은 없는지, 혹은 헐렁한 옷을 입어 초췌해진 모습을 감추려 하지는 않는지 유심히 관찰해 조기에 증상을 잡아내는 게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가벼운 섭식 장애라면 간단한 상담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증상이 심각한 경우 전문 병원을 찾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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