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염증으로 매번 탈나는 이유…장 건강 필수 ‘이 단백질’ 발견

장 건강에 필수적인 단백질(BECLIN1) 첫 발견…새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장질환(IBD) 환자는 잦은 설사와 복통으로 큰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아직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근치법은 없다. 특수 단백질의 발견으로 이들 환자에게 완치의 꿈을 안겨줄 수 있을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장질환(IBD)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발견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라트로브대 연구팀은 생쥐에서 특정 단백질(BECLIN1)을 없애면 염증성장질환과 비슷한 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특정 단백질이 장 건강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생겨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등 증상을 일으키는 만성병이다. 베체트장염도 여기에 속한다. 현재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는 감염을 치료하고 염증을 줄여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그칠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더스 페어리 부교수(올리비아 뉴튼-존 암연구소)는 “장 건강에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새로운 발견으로 염증성장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생쥐에서 특정 단백질(BECLIN1)을 제거하면 장을 싸고 있는 상피세포의 내부 ‘이동’ 경로에 문제가 생겨 세포의 보호 장벽이 무너진다. 이런 장애가 발생하면 박테리아가 장벽에 침투해 염증성장질환과 관련된 염증을 광범위하게 일으킬 수 있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에리나 리 부교수(라트로브 분자과학연구소)는 “크론병 등 염증성장질환의 잠재적 요인으로 특정 단백질(BECLIN1)이 연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 부교수는 “특정 단백질을 없애면 장을 감싸고 박테리아와 싸우고 영양소 흡수를 돕는 상피세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 단백질은 세포 내 이동에서 없어선 안 되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이 특정 단백질은 그동안 ‘자가포식’이라는 또 다른 세포 과정에 관여하고 염증성장질환과 강력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뜻밖이다. 세포 내 이동은 세포의 내부 요소인 ‘화물’을 적시에 적소로 옮겨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정 단백질(베클린1)외에 또다른 단백질(E-카데린)이 세포 내에서 정확한 위치 지정을 위해 특정 단백질에 의존하는 중요한 화물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카데린은 상피 세포가 서로 달라붙는 데 꼭 필요하다. E-카데린이 세포 내 제 위치에 있지 않으면 장을 감싸고 있는 상피 장벽이 무너진다. 이에 따라 박테리아가 장 조직에 침투해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을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법을 추가 연구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BECLIN1 is essential for intestinal homeostasis involving autophagy-independent mechanisms through its function in endocytic trafficking)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자매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