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피플 365] 항암제 지어주며 마음까지 돌보는 암센터 3인방

(7) 서울성모병원 약제부 암센터조제유닛...우지윤 암센터조제 UM, 이소희 종양전담약사, 정지혜 JM

서울성모병원 본관 항암주사조제실에서 약제부 암센터조제유닛의 우지윤 UM(사진 가운데), 정지혜 JM(오른쪽), 이소희 약사(왼쪽)가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암센터조제유닛(unit)에서는 항암주사제 및 정맥영양제를 포함하는 무균주사제의 조제 업무와 그와 관련된 종양전담약사 활동, 정맥영양 자문 및 영양집중지원팀(nutrition support team, NST)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항암주사제 임상시험약의 조제와 관리 업무도 수행합니다. 무균조제 수행이 필요하여 생물학적 안전 작업대(biological safety cabinet, BSC)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는 항암조제로봇 ‘아포테카케모’ 2대를 도입하여 좀더 정확하고 안전한 주사제 조제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메디닷컴의 의료계 인물 코너인 ‘메디피플 365’는 이번에 서울성모병원 약제부 소속으로 암센터조제유닛에서 근무하는 우지윤 암센터조제 UM(unit manager), 이소희 종양전담약사, 정지혜 JM(job manage, NST 매니저) 3인을 공동으로 인터뷰했다.

우 UM은 암센터조제유닛의 책임자로서 항암주사제 조제 및 복약상담, 항암제 임상시험, 임상전담약사 업무 및 영양요법제의 조제, 자문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이 전담약사는 암센터조제유닛에서 성인혈액전담 약사 업무를 맡고 있다. 오전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들의 항암주사제 처방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조제하는 역할을, 오후에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식 전처치 항암화학요법의 스케줄과 면역억제제 및 병용 약제 사용에 대한 설명을 담당한다. 또한 항암주사제 처방 시 사용하는 항암 프로토콜을 임상과의 의뢰를 받아 전산에 등록하는 역할 등도 맡고 있다.

정 NST 매니저는 TPN 조제와 NST 자문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TPN은 총정맥영양을 말하는데, 경구로 영양섭취가 불가능하거나 불충분한 환자들에게 정맥으로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약제이다. 다음은 항암 전선의 배후에서 암 정복의 대장정을 지원하고 있는 ‘트로이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항암제 조제에도 로봇이 등장하나요?

“(우지윤) 항암조제로봇은 항암주사제 조제 자동화 장비입니다. 로봇팔에 부착된 카메라로 항암주사제의 외형을 360도 스캔하여 의약품을 확인하고 최종 혼합액의 무게를 측정하여 정확하게 조제하는 것이 특징이며, 점점 증가하는 항암주사제 조제 업무량의 20% 이상을 소화하고 있어 생물학적 안전 작업대에서 조제하는 약사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주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항암주사조제실은 2022년 2월 항암조제로봇 2대를 도입하면서 입원주사조제실과 외래주사조제실을 본관 6층으로 통합하여 확장 이전하고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항암제무균조제실과 전실, 항암제보관실, 항암임상시험약 보관실, TPN무균조제실, 사무실 등의 공간을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안전한 무균주사조제를 위해 항암제무균조제실뿐만 아니라 항암제보관실도 외부배기시설을 갖춘 음압 시설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복약상담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이뤄지나요?

“(이소희) 서울성모병원에서 항암치료와 관련된 교육은 성인혈액암, 소아혈액암, 고형암 분야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의사, 약사, 간호사, 영양사로 구성된 다학제 팀상담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암센터조제유닛에서 실시하는 항암복약상담은 항암치료를 처음 해보시는 환자 혹은 치료 약제가 변경되거나 그 외에도 추가로 설명이 필요한 분들에게 항암제 치료 계획 및 치료 시에 나타날 수 있는 전반적인 부작용과 치료 약제별로 나타날 수 있는 특이 부작용 등을 설명합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분들 중 고령의 환자가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복약상담을 통한 치료 계획에 대한 이해도 향상은 경구 항암제의 투여 오류를 감소시켜 안전한 항암치료를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연하게 두려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함으로써 적절한 부작용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중요한 역할을 약사로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중영양지원(NST) 업무가 무엇입니까?

“(정지혜) 환자의 영양불량은 질병의 치료를 지연시키고 감염, 합병증 발생,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집중영양치료팀은 영양불량이 있거나 영양불량의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영양치료를 제공하여 환자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나아가 질병의 회복, 합병증의 감소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팀으로 의사, 영양사, 약사, 간호사의 다학제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팀 내에서 약사는 정맥영양과 관련된 정보제공과 환자관리를 담당하고, 의사는 집중영양치료팀의 관리 총괄을, 영양사는 경장영양과 관련된 정보제공과 환자관리, 간호사는 정맥 및 경장영양 공급을 담당합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항암조제로봇 앞에서 우지윤 UM(사진 가운데), 정지혜 JM(왼쪽), 이소희 약사(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했다. 항암조제로봇은 로봇팔에 부착된 카메라로 항암주사제의 외형을 360도 스캔하여 의약품을 확인하고 최종 혼합액의 무게를 측정하여 정확하게 조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우지윤) 요즘 현대인들은 각자 여러 이유로 다양한 유해물질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어 누구라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환이 있음을 진단받는 순간 매우 큰 심적 좌절을 겪게 될 수 있겠지만 의료진을 믿고 치료받으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암제는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긴 하지만 저는 제가 복약상담 시 설명하는 대처법들이 환자분들의 부작용 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소희) 20층 무균 병실에 입실하여 가족과 떨어져 불안해하는 환자분의 모습을 보면 약학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분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게끔 말동무를 해드리며 이식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조금 더 친근하게 얘기하고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짧은 복약 상담 시간이 환자분들의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우지윤) 워킹맘이라 출산 후 육아에 많은 시간을 뺏겨 건강관리를 할 여력이 없었는데 오랫동안 병원약사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도 필수적이어서 1년 전부터는 일주일에 2번씩 필라테스를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처럼 잘하지는 못해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근력이 강화되고 있지 않나 생각하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정지혜) 집중영양지원팀 업무는 주로 컴퓨터에 앉아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습니다. 멀티비타민 등의 영양제도 복용합니다.”

“(이소희) 평소에도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20대 때부터 달리기, 등산, 필라테스, 근력 운동 등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암센터조제유닛에서 항암주사제 조제 업무를 오랜 기간 하다 보니 어깨, 허리 등 아픈 곳이 많아져서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운동은 빼먹지 않고 주3일 하고 있으며 요즘은 영양제도 복용하고 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가 있다면 원인과 대처 방법은?

“(우지윤) 국내 약사들의 취업 현황을 보면 미국, 일본 등의 다른 선진국들과는 다르게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의 비율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퇴사율도 매우 높아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약제부 약사들의 퇴사가 제 업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20년간 병원에서 근무해 본 제 경험으로는 병원에서 약사의 업무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여서 현재보다 더 많은 약사들이 좀 더 오랫동안 병원에서 근무를 해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보다 상대적으로 근무자 수가 적으면서 해야 할 업무 종류는 매우 다양한 병원약사들의 처우가 현재보다 많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약사들이 개인적으로 면담을 요청할 때마다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데, 약사들의 퇴사로 업무 공백에 대해 걱정하다가 집에 귀가하면 저를 정신없게 만드는 딸들이 있어 잠시나마 잊게 되긴 합니다.”

“(정지혜) 후배 약사와의 원활한 소통과 업무에 잘 적응하게 돕는 것이 스트레스이기보다는 약간의 걱정거리입니다. 제 나이도 많은 것은 아니지만, 신입 약사들을 더 잘 이해하고 돕기 위해 관련 서적을 읽고 있습니다.”

“(이소희) 처방이 많으면 조제 업무나 처방 감사 업무 시 지연이 많이 되고 다양한 부서에서 연락이 올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곤 합니다. 저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고 자기 전 명상을 하며 심신을 안정시키곤 합니다.”

―약물이 서로 뒤바뀌거나 하는 경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소희) 항암주사제는 서울성모병원 내 고위험약제로 지정되어 있어 처방 단계에서부터 조제, 투약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됩니다. 항암주사제의 처방은 항암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처방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어요. 조제에 대해서도 여러 단계를 거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제 전에는 환자의 상병명, 항암프로토콜명, 키와 체중에 기반한 용량, 투여경로, 희석농도 등을 꼼꼼하게 체크합니다. 조제 시에도 항암제 조제를 준비하는 약사, 생물학적 안전 작업대에서 조제를 하는 약사, 조제된 약제를 검수하는 약사를 각각 배치하여 여러 번 검토하게 됩니다. 조제된 이후에도 환자정보와 용량을 비롯하여 항암주사제의 성상과 희석 후 색상, 이물여부 등을 꼼꼼하게 감시하기 때문에 잘못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또한 마지막 투약 단계에서는 간호사 이중 확인을 통해 투여함으로써 약제가 뒤바뀌어 투여되는 일이 없도록 원천 봉쇄하고 있습니다.”


암센터조제유닛 3인방의 약력

1982년 1월생인 우 UM은 2004년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서울성모병원(구 강남성모병원)에 전공약사로 입사하여 병원약사 생활을 시작했다. 20년간 병원약사로 근무하면서 조제 업무와 복약상담 업무를 기본으로 신경외과 병동과 내과중환자실 전담 업무, 약품관리 업무, 약물부작용 관리 업무, 항생제 관리 위원회 간사, 의약정보 제공 업무, 교육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쳤다. 2023년 9월부터 암센터조제유닛 매니저로 근무 중이다. 2009년 임상약학 전공 석사를 졸업했고 지난해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서 ‘감염 분야’ 국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다.

1985년 8월생인 정 NST 매니저는 2009년 약학대학 졸업 후 바로 서울성모병원 정규직 약사로 입사했다. 조제 업무, 의약정보 제공 업무, 마약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며, 2022년부터 암센터조제유닛에서 정맥영양 자문을 중심으로 한 집중영양지원 업무를 관리하는 매니저로 근무 중이다. 2016년 임상약학 전공 석사 졸업했고,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서 ‘정맥영양 분야’ 국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다.

1987년 10월생인 이 전담약사는 2015년 약학대학 졸업 후 바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사하여 의약정보 제공 업무와 약물부작용 관리 파트 임상전공약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부터 암센터조제유닛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항암제 임상시험약 관리 약사 및 면역억제제 약동학 자문 업무 등을 거쳐 현재는 성인혈액내과 전담 약사 업무를 맡고 있다.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서 ‘종양 분야’ 국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다.

서울성모병원 약제부 소개

서울성모병원 약제부는 ‘환우 중심의 세계 초일류 약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전 아래 ‘사명감, 존중과 배려, 통합적 사고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100명 이상의 약사와 3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강진숙 약제부장과 윤정이 조제팀장, 민미나 약무팀장이 부서 운영의 중심이 되고 있다. 조제 업무와 복약상담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임상업무를 수행하는 입원조제유닛, 외래조제유닛, 암센터조제유닛, 약무유닛, 임상시험유닛, 임상교육유닛 등으로 업무가 나눠진다.

약제부에서는 다년간 치료 성과 및 환자의 건강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질환별 회진 참여, 영양집중지원팀 활동, 항암프로토콜 관리, 항암복약상담, 허혈성 심장질환 약물교육, 노인환자 다제약물 관리, 약물동력학 자문(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 의약품부작용 관리(adverse drug reaction, ADR), 항생제 관리 등 여러 임상업무가 수행되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11월 국가자격으로 인정되는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서 감염,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장기이식, 정맥영양, 종양, 중환자 9개 분야 총 20명의 국가 전문약사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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