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1위’ 췌장암…‘이것’ 때문에 빨리 퍼진다?

노화로 인한 췌장의 ‘늙은’ 섬유아세포, 췌장암 세포의 빠른 성장과 확산 촉진...50대 이상 췌장암 환자 많아

통증을 참기 힘든 췌장암이 나이든 사람에게 더 흔하고 공격적인 것은 노화로 인한 췌장의 ‘늙은’ 섬유아세포 때문이다. 이들 세포가 췌장암을 악화하는 특정 단백질(GDF-15)을 많이 방출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통증이 가장 심한 암으로 췌장암이 꼽힌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나, 췌장암은 일반적으로 극심한 복통을 일으킨다. 췌장암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은 ‘췌관 선암’으로 전체의 85~90%를 차지한다. 이 암은 특히 50대 이상의 나이든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치료 경과)도 좋지 않으며 재발도 잘 된다.

나이가 들면 늙은 섬유아세포가 췌장암 세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나쁜 단백질’을 많이 내보내 췌장 종양의 성장과 확산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 가운데 55세 이상의 췌장 섬유아세포 검체와 35세 미만의 췌장 섬유아세포 검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나이든 췌장암 환자의 세포가 젊은 췌장암 환자의 세포와 매우 다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에서 각각 방출되는 단백질을 비교한 결과 중대한 차이를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화된 췌장 섬유아세포가 ‘성장/분화인자15(GDF-15)’라는 단백질을 훨씬 더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췌장 종양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고 종양이 퍼지게 함으로써 췌장암을 악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다니엘 자브란스키 조교수(종양학)는 “단백질 GDF-15로 처리한 젊은 생쥐도 늙은 생쥐와 마찬가지로 췌장암 세포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반대로 GDF-15를 암호화하는 유전자가 부족하도록 조작한 늙은 생쥐의 췌장암 세포 성장 속도는 느려졌다. 그는 “췌장암이 나이든 사람에게 더 흔하고 더 공격적인 이유를 알아냈다. 노인은 췌장암 발병 위험이 더 높고 섬유아세포라는 췌장 세포의 연령 관련 변화로 췌장암의 예후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췌장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흡연이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2~5배 더 높다. 이밖에 유전, 당뇨병,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 등도 췌장암 위험을 높인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의 스탠퍼드대 의대, 플로리다대 의대, 국립노화연구소와 독일의 만하임대 의대, 암연구센터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Fibroblasts in the aged pancreas drive pancreatic cancer progression)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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