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오늘 집단 사직…전국 확산 조짐

16일 기준 23개 병원 전공의 715명 사직서 제출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부터 근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는 하루 앞선 시점인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전공의 총파업을 가정하고 지난 16일부터 내부 수술 일정 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16일 일부 전공의의 집단 사직서 제출 소식이 전해졌던 서울성모병원 역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과 전면 파업으로 인해 응급·중증도에 따라 수술과 입원 스케줄이 조정될 수 있다’고 환자 안내를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역시 전공의 집단사직 현실화 시 혼란이 가중하지 않도록 대체 인력을 배치하고 수술과 입원을 조정할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16일 오후 6시까지 파악한 결과, 전국 23곳의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103명 중 3명은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아직 실제로 사직서가 수리된 곳은 없다.

대전협과 빅5 병원의 방침에 맞춰 전국 수련병원으로 집단사직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320명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사직 여부를 ‘개별적 선택’에 맡기기로 했으나,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낼 가능성이 높다. 2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의대생도 20일 전공의 집단 사직 시기에 맞춰 동맹 휴업을 계획 중이다. 실제 원광대 의대에선 160여 명의 의대생이 전국 의대 중 처음으로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날인 1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 공백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일”이라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도 높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에겐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는 한편, 각 수련병원엔 전공의들의 근무상황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비상진료대책상황실과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운영 중이다.

조규홍 장관은 18일 브리핑에서 “전국의 지방의료원 35곳, 적십자병원 6곳과 보건소 등 공공병원의 진료 시간을 연장하고 비대면 진료도 대폭 확대하겠다”면서 “파업 시에도 병원 운영이 가능하도록 재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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