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피종 환자 3년 생존율 4배 높이는 신약 나와

화학요법과 결합한 ADI-PEG20(페가르기미나제) 임상 3상 결과

세계적으로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중피종은 석면에 노출된 사람의 폐에서 주로 발병하며 공격적이고 치명적이어서 생존율이 낮기로 악명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석면이 주요 원인물질로 지목되는 난치성 암이 있다. 폐와 같은 장기를 덮고 있는 얇은 조직층인 중피((中皮)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중피종이다.

이 중피종 환자의 생존율을 4배 증가시키는 신약이 개발됐다. 15일(현지시간)《미국의학협회저널 종양학(JAMA Oncology)》에 발표된 영국 퀸메리런던대(QMU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20년만에 최대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보도한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중피종은 석면에 노출된 사람의 폐에서 주로 발병하며 공격적이고 치명적이어서 생존율이 낮기로 악명 높다. QMUL의 피터 슐로사렉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ADI-PEG20(페가르기미나제)이라는 신약과 화학요법을 결합해 5개국 249명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중피종 환자의 3년 생존율을 4배 증가시켰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2017~2021년 영국, 미국, 호주, 이탈리아, 대만 5개국 43개 의료센터에 등록된 흉막 중피종(폐를 덮은 흉막에 발생한 중피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 연령 70세인 참가자들은 3주에 한 번씩 최대 6차례에 걸쳐 화학요법을 받았다. 절반은 신약을 투여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2년 동안 위약을 투여 받았다.

페가르기미나제와 화학요법을 받은 사람들은 평균 9.3개월 동안 생존했다. 위약과 화학요법을 받은 대조군의 생존기간은 7.7개월이었다. 암세포가 더 이상 퍼지지 않은 ‘무진행 생존’은 페가르기미나제-화학요법의 경우 6.2개월이었다. 위약군의 생존기간은 5.6개월이었다.

연구진은 “흉막 중피종 환자 249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시험에서 페가르기미나제-화학요법은 위약-화학요법에 비해 전체 생존 중앙값을 1.6개월 크게 증가시켰고, 36개월 지속했을 때 4배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1970년대에 공장에서 석면에 노출된 탓에 중피종이 발병한 80세의 참가자는 4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판전을 받았으나 임상시험에 참여한 이후 5년이 지닌 지금까지 살아있다.

이 돌파구는 중피종 세포에 세포가 아미노산 아르기닌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ASS1이라는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슐로사렉 교수의 20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물이다. 이를 토대로 개발된 ADI-PEG20은 혈류 속 아르기닌 수치를 감소시킨다. 아르기닌을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없는 종양 세포의 경우, 그들의 성장이 좌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슐로사렉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제가 실험실에서 가장 초기 단계부터 추진해온 것”이라며 “암세포의 아르기닌 결핍에 대한 연구가 결실을 맺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미국 생명공학 회사인 폴라리스그룹과 영국암연구소(CRUK)은 새로 개발된 치료법이 중피종에 대한 표준치료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oncology/fullarticle/28150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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