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끼 많은 침팬지…인간 ‘유머 감각’ 근원이다?

1300만 년 전 인간과 유인원 공통조상에게서 유머감각 시작돼

장난꾸러기 어린이처럼 인간의 사촌인 유인원도 서로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치는 것이 관찰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같은 유인원들에게도 익살꾼의 피가 흐르며 바나나껍질로 동료 유인원을 미끄러뜨리는 장난꾸러기 기질은 아마도 13000만 년 전 유인원과 인간의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독일과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장난꾸러기 어린이처럼 인간의 사촌인 유인원도 서로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인간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장난에는 자극적이고 지속적이며 놀림과 놀이의 요소가 포함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배경 노트에서 “장난스러운 놀림은 인간 발달에 있어 본격적인 농담과 유머의 전조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아기들은 생후 8개월 무렵부터 장난스러운 놀림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장난스럽게 엄마에게 장난감을 줬다가 뺏거나 주의를 끌기 위해 장난스럽게 다른 아기의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유인원이 이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이사벨 라우머 박사후연구원은 “유인원은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회적 놀이를 하고, 웃음을 보이며, 타자의 기대에 대해 상대적으로 정교한 이해를 보여주기 때문에 장난스러운 놀림을 하기에 훌륭한 후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장난기 많고, 약간 괴롭힘을 당하거나, 자극적인 것으로 보이는 유인원들 사이의 자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분석해 18가지의 뚜렷한 놀림 행동을 발견했다. 그들은 인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놀림은 놀이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미국 인디애나대 에리카 카트밀 교수(인류학)는 “유인원은 상대의 시야 한가운데서 신체 부위나 물체를 흔들거나 휘두르고, 때리거나 찌르고, 얼굴을 자세히 응시하고, 움직임을 방해하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상대가 무시하기 극히 어려운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밝혔다. 라우머 연구원은 “어린이 그것처럼 유인원의 장난스러운 놀림은 일방적인 도발, 놀림 행동의 반복, 놀라게 하기의 요소가 끝난 뒤 상대의 얼굴을 응시하며 반응 지켜보기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제인 구달과 같은 영장류 동물학자들이 침팬지에게서 비슷한 행동에 주목한 적은 있어도 장난스러운 놀림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라우머 연구원은 “진화학적 관점에서 볼 때, 네 종류의 유인원 모두에게 장난스러운 놀림이 존재하고 인간 유아들에게 장난스러운 놀림과 농담이 유사하다는 것은 적어도 1300만 년 전 인간과 유인원의 마지막 공통 조상에게 장난스러운 놀림과 그것의 인지적 전제조건이 존재했음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pb.2023.234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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