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결혼도 행복할까?…사랑보다 ‘이것’이 더 영향

호주 연구진 7000여 성인 대상 조사 결과... 상대에 대한 기대치 높을수록 불행

불안정한 결혼 관계는 정신건강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보다는 기대에 부응하는 안정적 부부관계가 정신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실망하면 관계를 불안정하게 느끼며, 이런 안정적 관계를 형성하는데는 사랑보다 얼마냐 기대감에 부응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결혼생활, 재정상태 등 여러가지 사회적 요소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68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구팀은 결혼 관계가 재정보다는 정신적 문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보아 아시아마 아사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의 가계 소득 및 노동 역학 (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HILDA) 조사에 응답한 호주 성인들에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응답자 대부분 42세 이상(61%), 호주 태생(78%), 기혼(78%)이었고, 성별 분포는 거의 균일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약 7%는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연령, 출생지, 은퇴 여부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정신건강점수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약 2%였다. 즉, 60세 이상의 참가자는 25세 미만의 참가자에 비해 정신 건강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호주 이외의 지역에서 출생, 은퇴 또는 학생인 경우 정신 건강 점수가 더 낮게 나왔다.

공과금을 제대로 못내거나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처지 등 재정적 어려움이 정신건강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은 3%로 집계됐다.

반면 결혼 관계나 연인 관계에 대한 인식은 정신건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1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나 연인과의 관계가 좋으며, 원래의 기대의 부응하고 있다고 느낄 경우 정신건강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결혼이나 연인 관계를 후회한 응답자들의 정신건강 점수는 크게 낮았다.

놀라운 것은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이들 중에는 배우자나 연인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사랑의 정도보다는 관계의 안정성이 정신건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팀은 결혼이나 연인 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별다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당초에 기대했던 것과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면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의외의 설문 결과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쳤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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