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도 미리 저축?…건강한 생활습관의 놀라운 효과

노화로 손상 진행되도 인지능력 유지 가능

건강한 생활습관은 뇌의 인지예비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생활습관이 쌓이면 노화로 인한 뇌 손상에도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 의료센터 연구팀은 좋은 영양, 규칙적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은 뇌의 인지 예비력(cognitive reserve)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인지 예비력이란 뇌가 손상, 질병, 노화와 같은 변화에 맞서 기존의 기억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말한다. 높은 교육수준, 활발한 사회활동,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직업 등은 뇌의 인지예비력을 높여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한 생활습관도 인지 예비력 향상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디안 다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균 91세에 가까운 586명의 뇌를 부검했다. 연구자들은 각 개인의 생활 방식과 임종기 정신 능력을 뇌 단백질 플라크 또는 뇌 변화, 혈류량 같은 치매의 신경학적 징후와 비교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두뇌의 신경학적 상태는 임종기 정신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시말해 다시말해 뇌가 노화로 어느정도 손상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온 이들은 임종을 맞이할 때까지 인지 능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지 예비력이 뇌 손상에 맞서 완충작용을 해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참가자 586명의 24년간의 데이터를 추적했다. 이들은 사후에 연구를 위해 모두 뇌를 기증했다. 연령은 평균 91세에 조금 못미쳤으며, 여성의 비중이 71%였다. 예상했던 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온 이들은 임종기에 가까워졌을 때에도 다른 이들에 비해 높은 인지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방식 점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임종기 가까울 때 검사한 인지점수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뇌 부검에서 나타난 치매의 신경학적 징후와 임종기 인지능력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단백질 플라크와 엉킴 또는 혈관계 손상이 일어났다고 하더라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온 이들의 마지막 인지 능력 점수는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이 노화된 뇌에 일종의 인지 예비력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력 덕분에 치매를 일으키는 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에서도 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 호프스트라 대학교의 리론 신바니(Liron Sinvani) 박사는 “뇌에 같은 양의 나쁜 단백질이 축적돼 있다면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은 인지적으로 더 나은 기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서 장애 없는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 저널에 게재됐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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