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정부에 신뢰와 만족 떨어져”

리버풀대와 스탠포드대 연구진 연구 결과

우울 증상의 수준이 높은 개인은 뉴스 기사를 선택할 때 우울에 빠지고 부정적인 편견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와 출신지, 성장 환경 등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그런데 우울증도 정치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선거 연구(Electoral Studie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버풀대와 스탠포드대의 연구진은 삶의 스트레스 요인이 우울증 증상을 촉발할 수 있고, 이는 결국 특정 인지 과정을 통해 정치적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라 우울증과 정치적 태도에 대한 인지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우울증은 우울 및 부정적 편견과 같은 부적응적인 인지 전략을 악화시키며, 이러한 인지 과정이 정치적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순차적 관계를 제시했다.

이 인지 모델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3월 영국 성인 169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팬데믹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걱정, 역학연구센터 우울증 척도(CESD-9)를 활용한 우울 증상, 우울한 반추, 뉴스 선택에 대한 부정 편향 등 다양한 요인을 측정했다. 정치적 태도는 정치적 관심, 대내외 정치적 효능감, 정부의 팬데믹 대응 만족도, 정부에 대한 신뢰 등의 질문을 통해 평가됐다.

연구 결과 개인 및 가족 건강에 대한 걱정, 재정적 우려, 폐쇄 조치의 영향 등 코로나19 관련 스트레스 요인과 우울증 증상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즉, 외부 스트레스 요인, 특히 전염병처럼 전례 없는 요인이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우울 증상의 수준이 높은 개인은 뉴스 기사를 선택할 때 우울에 빠지고 부정적인 편견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뉴스 선택 시 부정적인 편향은 정치적 관심 감소, 정부에 대한 신뢰 및 만족도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이 관계는 우울증의 인지 효과가 개인이 외부 정보에 참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정적인 뉴스에 대한 선호는 잠재적으로 개인을 압도하거나 낙담하게 해 정치적 콘텐츠에서 이탈하게 하고 더 나아가 정치적 참여를 중단하게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우울 증상이 뉴스 선택의 부정 편향을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점에서 우울증이 반드시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회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리 연구의 교훈은 우울증이 직간접적으로 정치적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우울증의 증상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대표성과 신뢰감이 손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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