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팍팍 넣은 커피라니!" 中서 하루 300잔씩 팔려, 건강엔?
얇게 썬 고추와 고춧가루 넣은 고추 커피...위장 부담 주의해야
중국에서 ‘고추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조합, 건강 우려점은 없을까.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국 장시성의 한 카페는 얇게 썬 고추와 고춧가루를 넣은 고추 커피를 출시했다. 장시성은 중국의 쓰촨성, 후난성과 더불어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 지역이다.
장시 스파이시 라떼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커피는 20위안(약 3700원)이다. 하루에 최대 300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 직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이상하지 않다”며 “별로 맵지 않다”고 밝혔다.
고추 커피를 경험한 소비자는 “나쁘지 않다”며 “약간 매콤하고 단 맛이다” “고추 건더기는 바닥에 가라앉으며 고추의 매운맛에 의해 몸이 서서히 뜨거워져 가을이나 겨울에도 먹기 좋다” 등 후기를 남겼다.
반면 부정적 반응도 있었다. 중국 소셜미디어 도우인의 한 사용자는 “고추 커피는 터무니없이 비정상적인 맛이어서 깜짝 놀랐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창의적이지만 마신 후 배탈이 날까봐 걱정돼 마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카페인와 캡사이신...정신 맑게하고 스트레스 해소 효과 있지만 주의해야
고추 커피에 들어가는 주 성분은 카페인과 캡사이신이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어 정신을 맑게 해주는 이점이 있다. 캡사이신처럼 매운 음식은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 호르몬을 분비해 쾌감을 분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멕시코 콜리마대 연구팀(University of Colima)에 따르면 매운맛과 감정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었다.
다만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겐 독이될 수 있어 주의하는 게 좋다.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거나 과다 섭취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속쓰림, 두통, 긴장, 짜증, 심박동수 증가 등이 발생한다.
카페인과 캡사이신 성분까지?...장 약하면 매운 성분 줄이는 게 현명
카페인에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까지 함께 먹으면 위장 부담은 더 심해질 수 있다. 고추의 매운맛을 담당하는 캡사이신은 위 점막을 자극해 복통, 속쓰림, 구토 등을 유발한다. 실제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가 캡사이신과 같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42%는 증상이 악화된다는 결과가 있다. 복통과 설사가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매운 음식을 잘 먹더라도 캡사이신 등 매운 성분은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유니버시티 호스피탈스 클리블랜드 메디컬센터(University Hospitals Cleveland Medical Center)의 영양 전문가인 자이나 메탈로니스 박사는 “장 건강이 나쁘거나 민감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매운 음식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주진 않지만 그래도 매운 성분은 적당히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위궤양, 위암이 촉진될 수도 있다. 캡사이신 과다 섭취 시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위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