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이 보충제’ 먹었더니…눈과 얼굴 샛노래진 女, 무슨 일?

갱년기 증상 완화에 오랫동안 사용된 블랙코호시, 간 손상 사례도 다수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블랙코호시 보충제를 복용한 후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뉴욕포스트’ 보도내용 캡처]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복용한 보충제로 인해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원인은 보충제에 들어있는 블랙코호시(black cohosh, 서양승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블랙코호시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류마티스나 부인과 질환, 진정, 진통제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생약제제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의하면,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사는 앰버 하임바흐(39)는 지난 10월 감정 기복부터 출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을 원인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약을 권유했으나, 그는 자연요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평소 건강한 편이어서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던 그는 약을 복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부작용이 덜한 비타민이나 보충제가 나을 거라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던 중 홍조 및 기타 갱년기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블랙코호시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된 그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블랙코호시 보충제를 구매했다. 하임바흐는 “천연이었고 처방전 없이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고 처음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충제를 복용하고 초반에는 감정기복이 줄었고, 잠도 더 잘 잤으며, 기운도 넘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충제를 복용한 지 6주 정도 됐을 때 복통이 시작됐고, 이는 빠르게 악화됐다. 그리고 피부와 눈이 약간 노랗게 보인다는 것을 인지했다. 증상이 나타나고 이틀 후 급하게 병원을 찾은 그는 담낭이 커지고 간 효소 수치가 높아진 상태였다. 하임바흐는 곧 병원에 입원해 추가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간 이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최근 생활에서 바뀐 것이라곤 보충제를 복용한 것 외엔 없단 사실을 떠올린 하임바흐는 이를 의사에게 알렸고, 의료진은 이에 대해 알아본 후 블랙코호시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보충제 복용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후 효소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그는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었다. 아직 눈과 피부에는 약간의 노란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다.

하임바흐는 “간 이식을 받을 필요가 없었단 사실이 축복처럼 느껴진다”며 “블랙코호시 보충제 복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히 알아본 후 의사와 상담하라”고 말했다.

2020년 미국국립의학도서관(United State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블랙코호시가 들어있다고 표기된 제품이 다양한 간 손상 사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심각성은 간 효소 수치가 약간 높아지는 것에서 심한 경우 급성 간부전 및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 또한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블랙코호시 사용과 관련된 간의 부작용(간독성, 간세포에 대하여 독성을 갖는 성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블랙코호시가 들어있는 제품에 드문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간 수치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국내에선 갱년기 치료제로 블랙코호시가 함유된 비호르몬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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