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이라 외로운데…형제 많으면 정신 건강 나쁘다고?

형제 많으면 정신건강 상태 상대적으로 나빠...관계의 질 등 다른 요소 중요

남매 다툼
형제자매가 많을 수록 아이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나쁜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형제자매가 많은 아이의 정신건강이 외동인 아이에 비해 좋지 않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과 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 연구에서 가족 규모와 청소년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졌다고 건강포털 헬스데이(Healthday)가 소개했다. 지난 9일 《가족이슈저널(Journal of Family Issues)》에 실린 해당 연구에 따르면 중국 초등학교 8학년생(14세) 9,400명 이상, 미국인 8학년 학생(14~15세) 9,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는 형제자매가 없거나 한 명인 경우 정신건강이 가장 좋고, 중국은 외동인 경우에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 차가 1년 이내인 형제자매와 함께 자라는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 기준 중국은 평균 형제자매가 0.98명, 미국 아이들은 1.6명이고 중국의 경우 3분의 1이 외동, 미국은 13% 정도만 외동이었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더그 다우니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형제자매가 많으면 부모의 자원과 관심을 나눠 가질 수 밖에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모의 자원을 하나의 파이라고 한다면 외동인 경우 이 파이를 모두 가질 수 있지만 형제자매가 많을수록 나눠 갖는 파이의 크기는 작아지고 심지어 서로 경쟁하는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것. 나이 차이가 적은 경우 정신건강 상태가 더 나쁜 것은 가족 구성원의 수 뿐 만 아니라 나이는 물론 그 외 다른 요소들이 자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결과가 형제자매가 있는 것보다 외동이 낫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들이 분석한 결과 형제자매가 한 개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컸고 이에 다자녀를 가진 부모, 특히 자녀들의 나이 차가 크지 않은 경우 부모가 아이들을 좀 더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제자매 관계의 질도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데이터에는 형제자매의 사이가 좋은지, 어느 정도의 유대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실 서로 사이가 좋고 유대감이 큰 경우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유치원생의 경우 형제자매가 많을 수록 사회성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보다 앞선 3월에는 가족 규모가 크면 부모의 이혼 가능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 외에 부모의 소득 수준 등 다른 요소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 모두 가장 잘 사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았다. 다만 가족 내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자녀와 외동의 정신건강 상태를 계속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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