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9일(현지 시각)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 사우라브 바르그바 경제학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약혼 또는 결혼한 지 3년 이상 된 여성이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는 빈도는 약혼·결혼 기간이 2년 미만인 여성보다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약혼한 사람부터 결혼한 지 수 십 년 된 사람까지 성인 약 3900명의 감정을 추적했다. 특히 참가한 커플과 부부들이 열흘간 30분마다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이 누구와 있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이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혼 또는 결혼한 지 3년 이상 된 남성이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는 빈도는 약혼·결혼 기간 2년 미만의 남성보다 불과 0.4% 적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상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설레는 사랑’의 감정의 경우 약혼·결혼 기간이 긴 여성들은 약혼·결혼 기간이 짧은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80% 가까이 줄은 반면, 남성은 그 감소 폭이 30%로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그바 교수는 앞서 언급된 남녀 간 차이가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가사노동 분담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여성은 집안일과 요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남성은 쉬고 낮잠을 자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자녀가 태어나면 여성이 사랑을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남편을 향했던 사랑의 감정이 자녀에게 쏠리게 된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도 결혼 생활 초기 여성이 남성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빈도가 훨씬 더 높을 수 있지만, 결혼한 지 약 7년이 지나면 부부 모두 사랑을 느끼는 빈도가 거의 동일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소 8시간 이상 떨어져 있던 부부는 결혼 생활 기간과 관계없이 사랑을 느끼는 경향성이 크게 뚜렷해져서 ‘상대방의 부재가 사랑을 키운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리과학협회(APS)≫ 학술지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