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피우고 운동?…헤롱헤롱 기분은 좋아도 능력 향상 안 돼

운동 능력 향상 안 되고 현기증, 균형 잃을 가능성 커져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마리화나를 사용한 뒤 운동을 하면 기분은 좋아지지만 운동 능력을 향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는 38개주에서 의료용 목적으로, 24개주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리화나(대마초) 사용이 합법화 돼 있다. 그래서인지 과체중인 비활동적인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마리화나를 피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것이 운동을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지만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건강 및 중독 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마리화나를 피운 뒤 달리기 운동을 한 사람 중 소수에서 운동할 때 더 큰 즐거움과 더 강렬한 ‘러너스 하이’를 경험했지만 운동 능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운동을 훨씬 더 어렵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전에 마리화나를 사용한 후 달리기를 시도했던 42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전 조사에 따르면 마리화나 사용자 5명 중 4명은 운동 전이나 직후에 마리화나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약국에 가서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혹은 칸나비디올(CBD)이 많이 든 마리화나를 구입하도록 했다. THC와 CBD는 마리화나의 주요 성분. THC는 향정신성 효과가 가장 큰 성분으로 신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크고, CBD는 통증, 기분 및 정신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화학 물질 분해를 막아서 뇌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환각 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가자들은 트레드밀에서 30분 동안 적당한 속도로 두 번에 걸쳐 달리기를 했는데, 한 번은 마리화나를 사용하지 않았고, 다른 한 번은 마리화나를 피운 후였다.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마리화나를 사용한 후 달리기를 더 즐겼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마리화나를 피운 뒤 달리기를 했을 때 즐거움이 증가하고, 통증은 감소했으며 집중력과 동기 부여가 증가했으며 시간이 더 빨리 흘렀다고 답했다. 반면에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CBD가 많은 마리화나를 사용한 그룹에서 기분 향상 정도가 더 컸으며 이는 마리화나의 운동 이점이 반드시 THC와 관련된 중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THC가 많은 마리화나를 사용한 그룹은 THC가 심장박동 수(심박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힘겹게 달리기 운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운동을 할 때 마리화나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사용했을 때 1마일(1.6㎞) 당 31초 더 느리게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마리화나가 성능 향상 약물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마리화나를 사용하고 운동을 하면 현기증을 느끼거나 균형을 잃기 더 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Acute Effects of Ad Libitum Use of Commercially Available Cannabis Products on the Subjective Experience of Aerobic Exercise: A Crossover Study)는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 저널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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