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써도”… 매독 비상, 엠폭스와 동급 감염병 전환 왜?

국내-해외서 매독 증가, 피부 접촉으로도 감염 위험

매독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다른 장기나 신체 기관으로 전이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성병이 늘고 있는 가운데 1일부터 매독의 감염병 등급이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엠폭스(원숭이두창)와 같은 등급이다. 성병의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성매개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독은 최근 높은 감염 위험, 중증 합병증, 장기간 전파 가능성, 국내외 유행 지속 등으로 인해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매독이 3급 감염병이 되면서 의사 등 신고 의무자는 24시간 이내에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에 대한 빠른 역학조사로 전파를 줄일 수 있다.

매독 왜 위험한가?… 콘돔 사용해도 피부 접촉으로 감염 위험

매독은 세균인 매독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생식기 및 전신 질환이다. 다른 성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파 위험이 매우 높다. 매독의 감염 경로는 모자간 수직감염을 제외하면 대부분 성관계 등을 통한 감염인과의 피부 직접 접촉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성 파트너에 전파할 위험은 51~64%로 높은 편이고 콘돔을 사용해도 콘돔에 덮이지 않은 부위가 매독균에 노출되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심장 혈관에도 침투주변 조직 괴사시켜 심부전, 사망 위험

매독은 감염 후 10~25년까지 장기간 진행될 수 있는 무서운 성병이다. 이 기간 동안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가능하다. 장기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장 혈관 등 신체 모든 조직과 기관에 균이 침범한다. 주변 조직 괴사, 심장 동맥이 좁아져 가슴 통증-심부전에 이어 사망할 수 있다. 뇌 또는 척수의 동맥에 염증이 생겨 만성 뇌수막염. 기억력 장애, 뇌졸중으로 진행되어 몸의 마비-언어 장애 위험도 있다.

증상은?… 통증 없는 생식기 궤양에서 시작, 심장신경에 침투

성 접촉 등에 의해 매독균이 침투하면 외부 생식기의 피부가 허는 궤양이 발생한다(1기 매독).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저절로 아물며 흔적도 남지 않지만, 궤양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매독균이 몸속에서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궤양이 호전되면서 매독균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다.

3∼6주가 지나면 피부 발진이 생긴다(2기 매독). 발진을 통해서도 전염이 가능하다. 때로는 심한 탈모 증상만 발생하고 피부 발진 없이 바로 3기 매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피부 발진이 없어진 후 3기 매독 발생까지 잠복기는 수개월~수십 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어 오랫동안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다. 3기 매독이 표면화되면 피부, 뼈, 간 등에 합병증이 생기며 심혈관이나 신경계를 침범할 수도 있다.

매독에 감염된 임신부… 100% 태아에게 전파

매독에 감염된 임신부는 매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거의 100% 태아에게 전파한다. 선천성 매독은 임신 기간 중 어느 때나 전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임신 후기에 전파된다. 임신 16주까지는 태반의 방어막으로 인해 태아 감염이 방지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전 검사를 통해 선천성 매독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독 치료는 임신 16주 이전에 받는 것이 좋다. 선천성 매독은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높다. 임신 전 검사와 치료가 필수다.

예방은?… 안전한 성 접촉 중요, “콘돔 써도 조심해야

매독을 비롯한 성매개 감염병은 안전한 성 접촉이 가장 중요하다. 매독은 콘돔을 사용해도 노출된 피부로 감염될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성병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40~60%가 무증상이다. 따라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성매개감염병을 계속 전파할 수 있다. 여성의 성병은 경우에 따라 불임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예방 및 조기 진단, 치료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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