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OECD 32위라는데, 이 병은 3위라고?
우리나라 사람들 사망 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 흔히 ‘암’(癌)이라 부르는 바로 그 병이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8만3천명을 넘었다. 인구 10만명 중 162.7명이 암으로 죽는다. 전체 사망자 수의 22.4%나 됐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게 심장질환, 코로나19, 폐렴, 뇌혈관질환 등의 순. 하지만 그 숫자는 한해 2만~3만명대에 불과하다. 그 다음 사망률 6~10위는 자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간 질환 등으로 꼽힌다.
당뇨병·뇌혈관질환 등 OECD 평균보다 낮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특히 사망률이 높다는 악성 신생물(암), 당뇨병, 허혈성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은 오히려 OECD 평균보다 아주 낮다.
2020년 당시 34개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암은 끝에서 가까운 32위. 튀르키예, 멕시코 말고는 가장 낮았다. 미국,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장수국(長壽國)이라는 일본보다도 낮다.
거기에 (허혈성) 심장질환은 34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32위, 당뇨병 20위, 뇌혈관질환 18위 등. OECD 여러 나라와 비교하면 10만명당 사망자 수로 환산해도 우리나라 사망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그런데 유독 ‘천식’만은 3위에 올랐다. 튀르키예, 아이슬란드 다음. 인구 10만 명당 천식으로 한 해 동안 사망한 사람이 OECD 평균 1.3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이나 된 것이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천식은 ‘한국인 10대 만성질환’의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부턴 10대 만성질환에서 밀려나 지금은 그 심각성조차 느끼지 못할 지경이다. 특별한 ‘존재감’ 없이 주요 폐 질환 중 하나로 조용히 숨어 지내고 있다고 할 정도.
하지만 날씨가 건조한 겨울은 천식 환자에겐 지옥이다. 다른 계절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더 자주 발생하고, 미세먼지가 지표면에 머무는 시간도 더 길기 때문.
천식 환자들에 더 불리한 겨울...마스크 착용 권장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이규민 과장은 “천식은 감기와 비슷하게 왔다가 서서히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처음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한 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그만큼 천식 증상은 복합적”이라고 했다. 가족력도 주요 발병 요인 중 하나다.
이어 “합병증 예방을 위해 고령의 천식 환자는 겨울철 외부활동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올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을 미리 예방하는 게 좋다”고 했다. 스카프나 마스크를 꼭 착용,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코로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천식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담배 연기나 화학물질 등 자극적인 냄새나 대기오염,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공기청정기 등을 통해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은 필수.
아울러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한다. 평소 증상과 최대 호기 유속 등을 측정해 기록해두고 병원에 갔을 때 주치의에게 참고하도록 알려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었다 해도 절대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