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치매’가 나에게도…유전의 비밀 풀렸다

'TRIM22 단백질' 억제→세포 노폐물 청소 불활성화...가족성 알츠하이머병↑

최근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이는 유전적 요인으로, 세대 간 유전 가능성이 높은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유전적 요인으로 특정 세포 단백질의 기능이 억제돼 세포 내 노폐물을 분해하지 못한 영향이란 내용이다. 이는 특히 세대 간 유전 가능성이 높은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아주대 의대 뇌과학교실 장재락 교수와 인하대 의대 이성주 교수팀의 공동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는 ‘TRIM22 단백질’이 효율적인 세포 내 분해 활성 기능을 조절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 단백질은 세포가 스스로 불필요한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인 ‘오토파지'(Autophagy, 자가포식작용) 과정에서 기능한다. 오토파지 기능의 이상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에 영향을 준다.

이 과정은 세포 안에서 ‘오토파고좀’과 ‘리소좀’이라는 세포소기관 사이의 융합 작용이다. 오토파고좀이 세포 내 노폐물을 둘러싼 후 리소좀과 융합하면서 노폐물을 분해한다. 이 때 오토파고좀에 존재하는 ‘GABARAPs 단백질’과 리소좀의 ‘PLEKHAM1 단백질’이 결합하는데, TRIM22 단백질이 이들 단백질의 결합을 매개한다.

연구진은 TRIM22 단백질의 매개 기능이 억제되면 오토파지 기능 활성도가 감소하면서 세포 내 신경독성 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새로운 분자 발병 원인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TRIM22 단백질의 기능 억제가 ‘TRIM22-R321K’라는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해당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시기를 앞당기는 매우 높은 유전적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는 ‘PSEN-1’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함께 확인되는 유전적 위험 요인이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의 하나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치매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재락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여전히 근본적으로 질환이 발병하는 원인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신규 치료법 개발의 근거로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MRC, 뇌질환 융합연구센터)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세포생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12월호에 게재됐다. 다음 링크(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5548627.2023.2287925)에서 논문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아주대 의대 장재락 교수팀이 규명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원인 개념도. 왼쪽은 리소좀과 오토파소좀의 단백질 결합을 ‘TRIM22 단백질’이 매개해 세포 내 노폐물을 청소(분해)하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오른쪽 그림은 돌연변이 유전자 ‘TRIM22-R321K’가 있을 경우 TRIM22 단백질 활성화가 억제돼 세포 내 노폐물이 분해되지 않고 신경독성 물질이 축적하며 신경세포의 손상과 퇴행을 유발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 [자료= «Autophagy»]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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