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우리 아이 어디로”…병원 뺑뺑이 땐 사망률 ‘2배’

서울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 조사 결과

외상을 당한 후 방문한 첫 병원에서 입원하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소아환자의 사망률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상을 당한 후 방문한 첫 병원에서 입원하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소아환자의 경우, 바로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정진희 교수 연구팀은 2013~2017년까지 국내 22개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18세 미만 소아청소년(평균나이 8세) 1만851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때 첫 병원에서 입원한 환자는 1만5831명,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받은 환자는 2687명이었다.

연구는 △교통사고 △낙상과 미끄러짐 △유독성 물질 접촉 등 입원이 필요한 소아 외상환자의 예후와 병원 간 이송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때 외상을 입은 뒤 4시간 이내로 사망한 환자는 사고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라, 병원간 이송이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제외했다.

연구 기간 중 총 42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병원 간 이송 여부에 따른 사망률을 보면, 첫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을 거쳐 입원한 소아 환자의 사망률은 4.2%(113명)였다. 반면 첫 병원에 즉시 입원한 환자는 2.0%(309명)로 2배 이상 낮았다.

또한 72시간 이내로 사망한 비율은 병원 간 이송을 거친 환자의 경우 2.8%(75명), 즉시 입원한 경우가 1.5%(240명)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30일 이내 사망자 역시 같은 비교로 사망률이 각각 3.9%(106명), 1.9%(30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연령, 중증도, 방문 시간 등 외부 변수를 보정했을 때도 병원 간 이송을 거친 소아 환자의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바로 입원한 경우에 비해 72시간 내 사망 위험은 1.95배, 30일 내 사망 위험은 1.68배 높아졌다.

이에 연구팀은 “소아외상 환자를 응급실에서 초동 조치하고도 (여건이 안돼) 해당 병원에서 입원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이때 부득이하게 이송할 경우 전체 사망률, 72시간 및 30일 내 사망률 모두 높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연구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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