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궁으로 아들 낳아” 호주 최초, 자궁이식 후 출산 성공

첫째 출산 후 출혈로 자궁절제술 받은 여성, 어머니에게 기증받은 자궁 이식으로 둘째 출산

호주 최초로 자궁이식을 받은 여성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사진=’ABC 뉴스’ 보도내용 캡처, 왼쪽 사진=커스티 브라이언트와 자궁이식 후 낳은 아기 헨리 브라이언트/오른쪽 사진=출산 후 모습]
호주 최초로 자궁이식을 받은 여성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호주 ‘ABC 뉴스’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 사는 커스티 브라이언트라는 여성이 12월 15일 시드니에 있는 왕립여성병원에서 제왕절개로 2.9kg의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 첫째를 출산한 후 있은 큰 출혈로 응급 자궁절제술을 받은 커스티는 지난 1월, 16시간에 걸쳐 어머니 미쉘에게 기증받은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둘째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이식된 자궁에 배아를 이식한 후 3개월 만에 임신했단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레베카 딘스 박사와 스웨덴의 외과의 마츠 브렌스트룀 박사는 자궁 이식을 집도하고,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이 가족을 지원했다. 브렌스트룀 박사는 2014년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로 자궁이식에 더불어 출산까지 성공한 바 있다.

딘스 박사는 “이번 [연구] 시험은 25년 동안의 세계적 규모의 공동 연구와 끈기의 결정체”라며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 이 의학적 혁신을 목격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최초 이식 수술인 만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아름답고 건강한 남아를 출산할 수 있게 된 것에 모두가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에서 제왕절개 중 자궁하부절개(lower segment)를 했기 때문에, 커스티가 원한다면 또 다른 아이를 가질 수도 있다고 딘스 박사는 덧붙였다.

헨리 브라이언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남자 아이는 현재 모유수유를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자궁 요인으로 인한 불임 여성에게 희망…우리나라에서도 첫 자궁이식술 성공

이번 사례는 자궁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거나 암, 출산 합병증 등으로 자궁제거술을 받은 여성과 같이 자궁 요인으로 인한 불임 여성들에게 입양이나 대리모와 같은 방법 없이도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첫 자궁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팀장 박재범 이식외과 교수)은 지난 달 열린 대한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자궁이식 성공 소식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박재범 교수팀은 올 1월, 태어날 때부터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인 MRKH(Mayer-Rokitansky-Küster-Hauser) 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에게 뇌사자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이식 후 29일 만에 생애 최초로 월경을 경험했으며, 이후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유지 중이다. 이후 6개월 동안 환자가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고, 조직검사 결과 거부반응이 없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환자의 월경 주기가 규칙적인 만큼 이식된 자궁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이며, 환자와 자궁이식팀은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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