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가능성 1%”…화장실서 출생 쌍둥이 ‘체격’ 너무 달라, 왜?

28주차에 집 화장실에서 태어난 쌍둥이, 건강하게 첫 크리스마스 맞이

기적처럼 태어난 두 명의 쌍둥이 아이가 올해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왼쪽 사진=제이콥과 아치, 오른쪽 사진=제이콥과 아치를 안고 있는 엄마 몰리가 양막낭을 터뜨린 머리핀을 들고 있는 모습]
기적처럼 태어난 두 명의 쌍둥이 아이가 올해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이 아이들은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약 0.48kg과 0.96kg으로, 작은 아이의 생존 확률은 단 1%에 불과했다.

영국 일간 더선 (The sun)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몰리 딕비는 지난 1월, 임신 28주 만에 잉글랜드 동부 레이턴버저드에 위치한 그의 집 화장실에서 아치와 제이콥을 출산했다. 몰리는 그 날을 회상하며 “두 아이 모두 잃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건 임신 12주 검사 때였다. 아치는 제이콥보다 25% 더 작았다. 이후 아치의 성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았지만, 두 아이의 크기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졌다. 의사는 아치의 탯줄이 태반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붙어있지 않으며, 아치가 잘 크지 않는 건 유전적인 원인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몰리와 그의 남편 제임스는 걱정이 앞섰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임신 27주 째인 1월 3일 검사를 했을 때에는 그 차이가 더욱 벌어져 아치는 제이콥보다 50%나 더 작았다. 조기에 분만하지 않으면 아치를 잃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다음 검사 때에는 분만 준비까지 하고 방문하기로 했다.

며칠 후, 몰리는 기침이 나고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에 갔지만, 기침 때문에 근육통이 생긴 것 같다며 진통제를 처방 해주었다. 하지만 1월 8일 밤새 통증이 더 심해졌다. 잠을 자다 깨다 하길 반복했고, 통증은 훨씬 더 심해지고 규칙적으로 나타났다.

몰리는 다음 날 아침 병원에 전화를 했다. 제임스는 일 때문에 출장을 가 있던 상황이었다. 병원에서는 같은 말을 반복했지만, 복통은 더욱 심해져 숨을 못 쉴 지경이 되었고 몰리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오 즈음, 화장실에 갔을 때였다. 볼 일을 보려는데 갑자기 뭔가 ‘펑’ 터지며 쏟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양수가 터진 것이다. 하지만 몰리는 자신이 진통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몰리는 화장실에서 제이콥을 출산했다. 충격 받은 그는 얼른 변기에서 제이콥을 꺼내 잠옷 바지 위에 뉘이고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999(영국의 긴급전화번호)에 전화해 상황을 이야기하는 동안 아치가 뒤이어 나왔다. 무언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고, 몰리는 화장실 바닥에 파란 덩어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양막낭(amniotic sac)이었다. 999의 상담원이 머리가 있는지 만져보라고 했고, 양막낭을 터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당시 가지고 있던 건 머리핀 밖에 없어, 그걸 이용해 겨우 양막낭을 터뜨렸지만 아치는 전혀 생기가 없었고 온 몸이 파랬다. 숨을 쉬지도, 울지도 않았다.

몰리는 아치의 작은 몸을 손바닥에 안고 지시에 따라 1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했다.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아기를 잃게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마침내 아치는 첫 번째 떨리는 숨을 내쉬었고 몰리는 안도했다.

긴급 전화를 건 지 17분이 지나고 11명의 구급대원과 구급차, 응급의료헬기가 도착했다. 두 아이는 루턴 던스테이블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폐렴 진단을 받은 몰리는 다른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몰리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구급차 안에서 제이콥의 호흡이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의 조치에 제이콥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몰리는 “그 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는지조차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그저 그 날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 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화장실이 마치 범죄 현장처럼 보였지만, 그 날은 몰리에게 있어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몰리는 몇 시간 후 병원에 도착한 제임스와 함께 중환자실에 있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후 9주 동안 쌍둥이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병원에 머물며 서서히 건강해져 갔다. 제이콥은 9주 후 퇴원했고, 아치는 16주 만에 집에 올 수 있었다.

현재 두 아이는 모두 잘 지내고 있다. 현재 제이콥의 몸무게는 7.4kg, 아치는 3.9kg 정도가 됐다. 제이콥은 이제 기어 다니고 있으며, 아치는 성장 속도가 느린 이유를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몰리와 제임스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쌍둥이를 데리고 잉글랜드 동부 구급차 서비스 팀원들을 만나러 다녀왔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몰리와 제임스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쌍둥이를 데리고 잉글랜드 동부 구급차 서비스 팀원들을 만나러 다녀왔다. 해당 기관 임상 운영 책임자인 멜리사 다우데스웰은 그 날 몰리에게 침착하게 도움을 준 상담원과 직원들을 칭찬하며 “몰리와 제임스, 아치와 제이콥이 함께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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