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종양학 의사가 유방암 걸리면 생기는 일…”새 치료법 개발”

“암에 내성 생기기 전에, 새 약물로 암세포 집중 공격”

 

유방암에 걸린 미국 유타대 의대 크리스토퍼 그레그 교수가 아내와 함께 웃고 있다. 그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식으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힘썼다. 그 결과 ‘소멸 요법’을 내놓았다. [사진=미국 유타대 의대(제공)]
암을 연구하던 남자 의대 교수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새로운 암 치료법의 개발에 매진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유타대 의대 교수인 크리스토퍼 그레그 박사(신경생물학, 인간유전학)가 그 주인공이다. 그레그 박사는 유타대 헌츠먼 암연구소의 세포 성장 및 분화 핵 제어 프로그램의 회원이자 신경과학자이기도 하다.

그레그 박사는 2018년에 전이성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그 때부터 그는 암 요법의 개선 방법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식이었다. 그는 “다른 부위로 퍼지는 전이성 암의 핵심 문제는 암이 진화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흐르면 내성 때문에 현재의 요법도 잘 듣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소멸 요법(Extinction therapy)’이라는 획기적인 접근법으로 풀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구하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암 연구 분야에서 더 많은 경력을 쌓았다. 올해 ‘제11회 연례 모핏 암센터 통합수학적 종양학(IMO) 워크숍’에서 그가 이끄는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연례 행사에서는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암 치료의 혁신 사례를 만들고 발표한다. 그의 팀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전문가 20명이 참여했다. 암 전문의는 물론 전문 수학자, 연구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전이성 암 치료 솔루션의 개발에 매달렸다. 워크숍의 협업은 새로운 소멸 요법의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그레그 박사는 ” IMO 워크숍 첫날 우리는 종양 전문의가 각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 용량과 치료법을 결정해 암을 없앨 수 있는 최상의 기회와 최고의 삶의 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암 치료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약물의 독성이다. 질병 반응은 물론 환자가 특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약물을 견뎌낼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레그 박사는 스스로의 유방암 치료 데이터를 이용해 밤낮없이 일하면서 새로운 요법의 개발에힘썼다. 그의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캡처한 음성과 행동 정보에서 감지된 환자의 증상을 정확히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를 이용하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종양 전문의는 약물 독성과 위험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암 요법을 조정한다.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소멸 요법은 암에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전에, 새로운 약물로 암 세포를 집중 공격하는 암 치료법이다. 그레그는 이를 ‘치료 내성 관리 계획’이라고 부른다. 이 요법을 표준치료로 삼으면 전이성 암 치료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소명 요법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는 헌츠먼 암연구소 암 전문의 답변에서 비롯됐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는 암 전문의에게 “새로운 암 치료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전문의는 이렇게 답변했다. “암 치료와 관련된 많은 아이디어와 신약이 만족스러운 암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봤어요. 기존 약을 더 나은 방법으로 쓰는 기발한 방법을 알아내는 게 훨씬 더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그 박사는 그 방향에 큰 관심을 쏟았고 첫 번째 치료 계획으로 ‘소멸 요법’ 아이디어를 냈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국내에서 새로 진단된 유방암 환자는 2만4923명이었고 이 가운데 남성 유방암 환자는 117명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암학회(ACS)에 따르면 남성의 유방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훨씬 더 낮다. 하지만 2023년에만도 미국에서 약 2800명의 남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아 그 가운데 530명이 유방암으로 숨질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 유방암은 매우 드물다. 많은 사람이 말기로 진행된 뒤에야 비로소 진단을 받는다. 전이성 암에 걸린 환자의 대부분은 완화치료를 받는다. 완화치료는 완치를 목표로 하지 않고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법이다.

그레그 박사팀은 IMO 워크숍에서 받은 우승 상금 5만 달러로 이 ‘소멸 요법’ 도구를 계속 개발했다. 2024년 1월부터 이 요법을 모핏 암센터의 임상시험에 적용할 예정이다. 그레그 박사는 “치명적인 전이성 암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만성병으로 바꿔, 환자가 오랫동안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과학진흥회가 발행하는 매체 ‘유레카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국내에서 새로 진단된 유방암 환자는 2만4923명이었고 이 가운데 남성 유방암 환자는 117명이었다. 남성 유방암 환자는 60대가 3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22.2%), 50대(19.7%)의 순이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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