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두 확대 150만원→ 90만원”… 솔깃했다가, 이런 낭패가!

의료 시술비 ‘덤핑’으로 환자 유인 행위 횡행

환자 유인 행위는 운영난이 심한 비뇨의학과뿐 아니라 방학을 맞아 성수기를 맞은 성형외과,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관절척추병원 등 많은 의료기관들에서 횡행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귀두확대 150만원→ 90만원, 음경확대 150만원→ 100만원, 복합확대 300만원→ 180만원, 발기부전(보형물)수술 팽창형 1300만원→ 980만원·굴곡형 600만원→ 390만원···. 문의 사항은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상담 가능합니다.’

위 내용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역삼동)에 위치한 00비뇨의학과로부터 최근 A씨가 받은 핸드폰 ‘삐기 문자’ 메시지다. 아무런 이유 없는 ‘특별 할인 이벤트’ 안내하면서 문의 전화와 정확한 위치까지 알려주고 있다. 올해 60세인 A씨는 “그 병원에서 진료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런 문자가 들어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솔깃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도곡로(도곡동)의 또 다른 00비뇨의학과는 개원 19주년 이벤트 명목으로 ‘선착순 19명에게 남성 복합수술을 49% 할인해 준다’고 홈페이지에 올려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 이곳은 12월 1일부터 15일까지로 시한을 공지하다가 15일이 지나자 똑같은 내용으로 시한을 이달 31일까지로 연장했다. 6명의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19년 동안 4만 건을 수술했다고 내세운다. 개인정보가 필요한 무료 상담 신청 코너도 운영한다.

공신력 있는 의료계 단체 간부인 비뇨의학과 전문의 B씨는 “환자가 없으니 ‘덤핑’이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두운 실정을 둘러 말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에 이런 문제점에 대해 질의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MRI 싸게 찍어주고 복사 비용 10만원 요구

요즘 이런 환자 유인 행위는 운영난이 심한 비뇨의학과뿐 아니라 방학을 맞아 성수기를 맞은 성형외과,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관절척추병원 등 많은 의료기관들에서 횡행하고 있다. 지역도 강남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양재대로(양재동)의 00병원은 MRI를 22만원에 찍어준다는 입간판을 건물 밖 대로변에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다른 병원 관계자 C씨는 “22만원에 MRI를 찍어주는 것은 맞는데, 거기서 수술하면 되지만 다른 곳으로 가려고 영상 복사를 해달라고 하면 비용을 10만원 이상 청구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덤핑으로 찍는 MRI는 노후한 장비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C씨에 따르면, 1.5테슬라 MRI 기준으로 관절이나 척추를 찍을 때 병원급은 35만∼40만원, 종합병원은 45만∼50만원 정도이다. 3.0테슬라의 경우 비용이 병원급 50∼55만원원, 종합병원 65만∼70만원, 대학병원(3차 기관)은 70만원이 넘어간다.

인터넷 포털 등에서 상위에 광고가 게시된 성형외과의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다양한 부위의 시술에 대해 할인 안내를 하며 의료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 양상이 가히 덤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질 낮은 의료 제공·의료사고 가능성 높아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 덤핑을 하는 것도 해묵은 문제이다. 한 치과병원은 35만원에 임플란트를 심어주고 있어 치과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소송전을 벌여 유죄를 받은 00치과 체인점 사태가 재연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병·의원이 할인을 미끼로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급여) 의료비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나 보건소 등에서 할인 등을 못하도록 철저한 단속과 계도를 하고 있지만 비급여 의료비는 할인을 해주거나 외부에 가격을 공지해도 마땅히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맹점이다.

성형외과의 경우에도 겨울방학 대목을 맞아 할인 이벤트가 성행하고 있다. 마치 유통가에서 바겐세일을 하듯이 빚어지는 의료기관의 과도한 할인 경쟁은 그 위법성뿐 아니라 의료의 질 저하, 감염이나 의료사고 발생 위험 상승, 부작용 발생에 대한 책임 회피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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