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운동해야 당뇨병 잘 다스릴까?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 남성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잘 관리하려면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병은 혈당(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혈당은 췌장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의해 조절되는데,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혈당이 상승한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 자체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데, 전체 당뇨병 환자의 10% 미만이고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소아기 때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제1형 당뇨병은 처음부터 인슐린으로 치료해야 한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은 대개 비만,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감염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이런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은 동맥경화증, 심혈관질환, 신장(콩팥)병, 안과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한다.

당뇨병에 걸리면 대개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식사를 많이 하는 ‘다식’, 소변을 자주 많이 누는 ‘다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때 포도당이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몸 안의 수분이 모자라니 갈증이 심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또, 섭취한 음식물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에너지로 이용할 수 없으니 공복감이 심해 더 많이 먹게 된다. 이 밖에도 눈이 침침하고 손발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혈당이 크게 높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당뇨병은 질병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더라도 당장 불편하게 느끼지 못해 치료를 소홀히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없애는 게 최선이다. 비만을 예방하고 고지방 식습관을 개선하고 지나친 음주를 삼가야 한다. 스트레스도 줄여야 한다.

특히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은 건강 전반을 지키는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건강 관리법이다. 이와 관련해 하루에 30분 운동하면 당뇨병 위험이 25% 감소하고, 식사 후 10분 동안 걸으면 혈당이 22%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에서 영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운동의 시기와 양 모두 제2형 당뇨병의 위험과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운동과 제2형 당뇨병에 관한 수십 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일주일에 5일, 한 번에 30분 활동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거의 25%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량이 중요한 이유는 활동을 마친 후 72시간이 지나면 혈당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일주일에 한 번, 예를 들어 주말에 운동을 몰아 하려고 하지 말고 일주일 내내 활동량을 분산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꼭 30분 단위로 운동할 필요는 없다”며 “하루 중 10분 간격을 두고 세 번 빠르게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식사 후 딱 10분 걷는 것이 혈당을 22%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혈당을 더 잘 조절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

전문가들은 “당뇨병이 있다면 운동 루틴을 정해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와 당뇨병협회(ADA)에 의하면 운동은 당뇨병 환자가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 조건이다.

운동을 할 때 우리 몸은 연료를 필요로 하는데, 이때 포도당과 혈당을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이는 체내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이 같은 효과가 크게 올라가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키는 인슐린 저항을 떨어뜨리게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근육을 형성하고, 지방을 태우는데도 도움을 주는데, 이는 인슐린을 사용하는 우리 몸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당뇨병 환자는 운동을 통해 인슐린에 더 민감해지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운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단기적으로는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이 같은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어떤 운동을 얼마나?

ADA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는 일주일에 중간 강도 운동을 150분 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평소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이라면 150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일상에서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운동량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처음부터 이 같은 운동 시간을 지키기 어렵다면 어떠한 운동이든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편이 좋다는 점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작하도록 한다.

단, ADA는 이틀을 초과해 신체 활동을 거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은 꾸준히 걷는 등의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또, 걷기 운동은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걷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활기차게 걷는다는 느낌으로, 한참 걸으면 땀이 나거나 제법 운동한 듯 힘든 느낌이 들어야 한다. 수영, 자전거 타기, 테니스 치기 등 다른 형태의 운동도 마찬가지로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는 운동할 때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 시 주의해야 할 점

운동은 혈당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위험한 수준으로 혈당이 떨어지거나 저혈당증을 보이게 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와 인슐린 투여 등에 신경 쓰며 운동 계획을 잘 짜야 한다. 또한, 운동 전후와 운동 중간 혈당 수치를 체크하도록 한다. 당뇨병과 함께 다른 만성질환이나 중증질환 등을 함께 앓고 있는 사람 역시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운동 계획을 짜도록 한다.

또한, 꾸준히 자신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당뇨로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 통증을 잘 못 느낄 수 있으니, 운동으로 발에 무리한 부담을 주지는 않는지 체크하도록 한다.

전문가들은 “운동 등 신체 활동은 혈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처음에는 운동 전후에 자신의 수준을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혈당이 너무 낮을 경우를 대비해 간식을 준비해 두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말한다.

운동할 때 35분마다 15g의 탄수화물을 섭취해 저혈당 증상을 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운동이 처음이라면 다음과 같은 충격이 적은 운동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소파에서 일어나 5㎞ 걷기나 달리기까지

운동을 시작한 뒤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12주, 즉 3개월 후에는 5㎞를 정도를 걷거나 뛸 정도로 체력을 갖추면 된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진행하고 자신을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지 않도록 하라”며 “이렇게 하면 각 세션이 끝난 후 지치지 않고 도전 의식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2주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5㎞ 걷기나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하자.

△30분 수영

지역사회 또는 클럽 수영장은 운동 루틴을 시작하기에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수영은 상체와 하체를 모두 움직이게 하는 아주 훌륭한 유산소 운동이다. 그리고 과체중인 경우 부력으로 인해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분을 좋게 한다.

전문가들은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수중 에어로빅 등도 좋은 운동법”이라며 “수영 초보인 사람들은 킥보드 등 장비를 이용해 수영 시간을 점점 늘려가면 된다”고 말한다. 수영장을 방문할 때마다 조금 더 수영하고 필요에 따라 휴식을 취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산소 체력을 꾸준히 향상시키려면 일주일에 세 번 수영을 하라”며 “수영을 생활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면 운동 전후에 혈당 수치를 테스트하고 너무 높아지면 루틴의 강도를 조정해야 하며 절대 혼자 수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안전한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는 많은 건강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비와 코스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은 몇 가지 주의 사항이다. 우선 출발하기 전에 자전거의 상태가 양호한지 확인해 봐야 한다. 브레이크와 체인을 점검하고 타이어에 공기가 적당한지 점검해야 한다.

헬멧 착용은 필수. 자전거를 탈 때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의료 경보 팔찌나 목걸이를 착용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어떤 운동이든 시작하기 전에 의사와 상당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은 체중을 줄이고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에너지 요구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혈당 수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순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