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난다고 무작정 병원?”…아이 병원 언제 데려가야 할까

섭씨 40도 넘거나 발진이나 통증 동반한 경우 아니면 안정이 중요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작정 병원에 데려가면 아이만 더 고생시킬 수 있다. 어떤 경우에 병원에 데려가야 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녀가 콧물과 인후통을 호소하며 집에 돌아올 위험이 높은 계절이다.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작정 병원에 데려가면 아이만 더 고생시킬 수 있다. 어떤 경우에 병원에 데려가야 할까? 소아과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열이 나는 것은 감염과 싸우기 위한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소아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톨처 박사는 “열 자체는 거의 위험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열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확산을 늦춰 준다”며 “신체가 감염과 싸우는 항체와 화학 물질을 더 많이 만들도록 돕고 면역 체계의 세포가 체내에서 더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조직에 손상을 입히려면 체온이 섭씨 41.6도가 돼야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다. 그는 이를 토대로 자녀의 열이 섭씨 40도가량이 되면 의사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린이의 정상 체온은 섭씨 36도~37.7도이며 평균 체온은 섭씨 37도이다.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발열로 간주한다.

의사에게 보여야 하는 경우는 △청소년을 포함해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가 섭씨 40도 이상의 열이 나는 경우 △섭씨 38도 이상 발열이 4~5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생후 2개월 미만 신생아의 섭씨 38도 이상 발열 △영아(1세 미만)가 이틀 이상 섭씨 39도 이상 열이 날 때 등이다. 물론 감기 기운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 증세가 심하지 않는 한 병원을 찾지 않는 미국의 의료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열과 함께 다음과 같은 증세를 보이는 경우는 즉시 응급실이라도 데려가야 한다. △붉은색 또는 자주색 발진이 광범위하게 발생 △목이 뻣뻣하고 심한 두통 △복통을 포함한 심한 통증 △숨가쁨 △극심한 쇠약감 또는 정신 상태 변화 △탈수증(기저귀가 마르고, 아이가 소변을 잘 보지 않으며 소변색이 짙음) 등이다.

5세 미만의 어린이는 열이 날 때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톨처 박사는 “발작은 보기만 해도 무섭지만 대부분의 경우 응급실에 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자녀의 발작이 2분가량 지속되는 경우 병원에 데려가고, 발작이 4~5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아이가 집에서 치료할 수 있는 열이 나는 경우, 회복하는 동안 아이를 가장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톨처 박사는 “체온계의 숫자가 아니라 아이의 상태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열이 섭씨 38도인데 아이가 두통이나 귀가 아파서 울고 있다면 진통제를 먹이세요. 하지만 체온이 섭씨 40도라 해도 상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면 수분을 공급하고 편안하게 해주면 됩니다.” 옷을 너무 많이 입히거나 두꺼운 담요를 덮으면 열이 더 올라갈 수 있으므로 가벼운 잠옷과 가벼운 담요가 좋다.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게 중요하다 톨처 박사는 “열이 나면 신체는 수분을 훨씬 더 빨리 소모하기 때문에 수분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탈수 상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이의 소변 색깔이 진하거나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지 않는다면 수분을 더 많이 공급해줘야 한다. 물, 맑은 수프, 전해질 용액, 아이스크림 등 아이가 마실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주는 게 좋다.

톨치 박사는 “아이가 체온이 섭씨 40도이고 몸살을 많이 앓는다면 약을 하나 먹이면 체온이 섭씨 1~2도 정도 내려 간다“면서 ”그 정도면 충분하니 아이를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체온을 섭씨 37도까지 억지로 낮추려고 하면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이 느려지는 역효과를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아파서 가능한 한 빨리 기분이 나아지기를 바라더라도 감기약을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처방전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게 중요하다. 열이 날 때 가장 좋은 약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또는 이부프로펜이다. 아스피린은 절대 먹이지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라고 톨치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아플 때 쉬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열이 주는 이점 중 하나로 열은 속도를 늦추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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