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면 십중팔구 사망”…대동맥파열 증상은?

흉부 복부 허리 부위에 극한 통증 발생

대동맥 파열과 동시에 환자는 흉부 또는 복부와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므로 이럴 땐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 환자가 쇼크로 인해 의식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동맥이란 심장에서 나가는 가장 큰 동맥 혈관으로, 온몸의 장기로 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혈관이다. 인구의 고령화와 고혈압·당뇨병 유병률 증가 등으로 인해 대동맥질환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연간 대동맥류 및 대동맥박리 진료 인원은 2011년 1만 3942명에서 지난해 3만 3553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환자의 65% 정도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대동맥류의 75%는 복부 대동맥에서 발생한다.

13일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해 횡격막에 이르는 흉부 대동맥, 횡격막을 지나 배 속에 있는 부분인 복부 대동맥으로 크게 두 부위로 나뉜다. 대동맥 혈관은 내막, 중막, 외막의 3중 구조의 막으로 되어 있다. 혈관이 단순히 늘어지는 대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복부 CT나 MRI 검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된다. 대동맥류의 75%는 복부 대동맥에서 발생한다.

대동맥질환은 기본적으로 혈관내막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원인이다. 흡연, 음주, 기름진 음식 등이 동맥의 벽을 딱딱하고 병들게 만들며, 결국 혈관이 약해진다. 대동맥이 늘어나면 대동맥류이고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 대동맥박리증이다. 대동맥 혈관 자체가 완전히 터지면 대동맥류 파열이다.

대동맥박리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 방치하면 파열

대동맥 내막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면 높은 대동맥 압력으로 인해 대동맥의 중막이 장축으로(길이 방향으로) 찢어지면서 대동맥이 원래 피가 흐르던 공간과 새로이 생긴 공간으로 분리되는데, 이런 상태가 대동맥박리증이다. 갑자기 참기 어려운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가슴 앞쪽, 등쪽 견갑골(날개뼈) 사이, 또는 배 위쪽에 나타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증상이다.

대동맥이 늘어짐과 박리로 인한 파열은 빠르면 수분 이내, 길어야 1시간 안에 사망할 정도로 위험성이 큰 초응급질환이다. 복부 대동맥류가 파열되었을 경우에는 80~90%의 환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박리 상태일지라도 빠른 대처를 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방치해서 결국 대동맥이 파열되면 거의 끝장이다. 10명 중 8∼9명은 사망한다. 파열과 동시에 환자는 흉부 또는 복부와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므로 이럴 땐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 환자가 쇼크로 인해 의식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복부와 흉부 안쪽에서 ‘시한폭탄’으로 잠복하는 대동맥류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커지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 없이 내버려 두면 점점 커지다가 대동맥 파열 및 심각한 출혈을 초래할 수 있어 철저한 혈압관리와 함께 적절한 수술이나 시술 등 치료가 필요하다.

개복·개흉 없는 스텐트 시술 치료 성적 향상

최근 개흉 또는 개복 없이, 심장정지 및 심폐순환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동맥 시술(인터벤션)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음파 영상을 보며 샅(사타구니) 부위 피부 밑에 만져지는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유도 철사와 도관을 대동맥 내에 넣은 후, 혈관촬영 장비를 사용하여 스텐트-그라프트(22~46㎜ 직경의 금속스텐트와 인조피복 그라프트가 결합된 기구)를 대동맥 내에 설치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대동맥 시술은 수술에 비해 사망률이나 합병증 발생이 적으며, 회복·입원기간 등이 짧은 장점이 있다. 적응증만 맞으면 수술은 거의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환자의 대동맥이 스텐트-그라프트 기구를 대동맥 내에 설치하는 데 적합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시술이 어렵다.

대동맥 수술은 가슴이나 배를 열어 수술하는 방식으로 흉터가 많이 남고 입원 및 회복 기간이 길다. 또한 복부 절개에 따른 복강과 심장 및 폐 혈관계 합병증이 큰 단점이지만 수술 이후 장시간이 흐른 뒤에도 재수술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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