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줄이고 환경도 살리고”… ‘지구건강식단’ 아시나요?

식물성 식품 섭취 늘리고 동물성 식품 최대한 줄여...사망 위험은 물론 자원 소모량 감소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 친환경 식단으로 건강은 물론 지구 환경까지 지킬 수 있어 주목된다. [사진=monticelllo/게티이미지뱅크]
식단은 먹는 사람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건강은 물론 우리가 사는 지구까지 지키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소위 ‘지구건강식단(Planetary Health Diet)’으로 내 몸은 물론 자연 환경까지 지켜보면 어떨까.

미국 건강정보매체 ‘베리웰헬스(Verywell health)’는 식단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식품 생산 및 소비 과정과 이에 따라 소모되는 자원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소 등 가축을 많이 기르거나 가공식품 제작을 위해 여러 첨가물을 사용하고 공장을 돌리는 것 등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서는 되도록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모든 식물성 식품이 좋다거나, 혹은 모든 동물성 식품이 나쁜 것은 아니므로 탄소 발자국, 물 발자국, 토지 사용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루 고려해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탄소 발자국은 개인 또는 기업, 국가 등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을 통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말하며 물 발자국은 원료를 얻어 제품을 생산, 유통한 뒤 소비자가 사용,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의미한다.

지구건강식단, 얼마나 좋길래

지구건강식단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월터 윌렛 박사를 필두로 한 의학전문가 37명이 진행한 프로젝트 ‘랜싯-이트(EAT)’에서 인간의 건강과 지구 환경에 모두 도움이 되는 식단을 개발해 붙인 이름이다. 간단히 말하면 식물성 식품 섭취를 늘리고 동물성 식품 섭취는 최대한 제한하는 식단을 말한다. 최소 절반을 과일과 채소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 견과류,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 불포화 식물성 오일, 적당한 양의 육류와 유제품, 약간의 첨가당과 전분질 채소로 구성할 것을 권하고 있다.

《란셋 지구보건(Lancet Planetary Health)》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건강식단을 많이 챙길 수록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토지 사용 감소, 사망 위험 감소 등의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JAMA 오픈 네트워크( JAMA Open Network )》에 최근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건강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이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암,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모든 원인에 따른 사망률이 감소했다.

미국 하버드대 영양학과 연구진은 지난 7월 미국영양학회(ASN) 연례 회의에서 생산 과정에서 토지 유실이나 온실가스 배출이 많지 않은 식재료가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랜싯-이트 전문가들이 개발한 지수인 지구건강식단지수(PHDI, Planetary Health Diet Index)를 이용해 미국인 10만명의 1986~2018년까지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친환경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이나 심장병 등 만성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5% 낮은 것을 확인했다. 통곡물, 과일, 양배추 등 전분 없는 채소,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 식품을 친환경 식품으로 분류했다.

건강과 환경 생각해 이렇게 먹어요

건강을 챙기고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지구건강식단을 실천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권장 사항을 담은 연구 결과도 있다. 앞서 11월《네이처푸드(Nature Food)》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소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가금류나 비건 식품 선택 △동물성 유제품이나 우유 대신 식물성 대체품 섭취 △주스 대신 생과일 △게 대신 연어 △양고기를 먹을 바에는 돼지고기 △요리를 할 때 고기 대신 식물성 단백질이나 기타 ‘저탄소’ 재료 선택 등을 실천하면 건강과 환경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연구진은 7,753명의 미국 어린이와 성인의 식이섭취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고탄소 식품을 저탄소 식품으로 대체하면 음식 섭취로 인한 탄소 발자국을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소비자 식단의 질도 4~10% 가량 좋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동물성 단백질을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작은 생선, 이매패류(홍합, 조개, 굴), 재생 가능한 방식으로 사육된 축산물 등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점점 많은 축산업자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동물을 사육, 육류를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란, 살코기, 생선, 저지방 유제품은 철분이나 아연, 비타민 B12와 같은 중요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식단 구성에 필요한 존재다.

동물성 식품이 아예 없는 식단의 경우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을 수 없다거나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공인 영양사 등과의 상담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단을 찾는 노력이 필수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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