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쉽게 우울해지는 이유…뇌에 ‘이것’ 탓

“보통 사람들 생각과 달리, 아밀로이드단백질 타우단백질 때문 아냐”

치매 중 가장 비중이 큰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두 가지 독성 단백질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지나치게 과민하고 불안 초조 우울한 것은 ‘뇌 염증’ 탓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불안 초조 과민하고 우울한 것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 때문이 아니라 뇌의 염증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팀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과민성과 불안 초조 우울증 등 신경정신과적 증상이 뇌의 염증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 저자인 크리스티아노 아구졸리 연구원(박사후 과정)은 “과민성, 초조, 불안, 우울증과 같은 신경정신과적 증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가장 치료하기 힘든 것이다. 통제가 어렵고 원인도 불명확하다. 가족이 돌보는 걸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뇌 염증이 이런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올해초 과도한 뇌 염증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중요하며, 인지장애가 없는 노인이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보일 위험이 높은지 여부도 뇌 염증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종전 연구에선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을 포함한 알츠하이머병 병리의 다른 주요 요인과 관련된 병리학적 연쇄에서 신경염증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두 가지 독성물질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꼽힌다.

연구팀은 노인 10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대다수에는 인지장애가 없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뇌 영상을 통해 신경염증,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의 수치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신경정신과적 증상의 중증도에 대한 임상 평가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아교세포 활성화가 수면장애, 초조함 등 각종 신경정신과적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수치만으로도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예측할 수는 있었지만, 신경염증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염증은 간병인,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의 기분이 평온하다가 눈물이나 분노로 갑자기 변하는 것을 보고하는 것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간병인에게 더 큰 고통을 호소한 환자는 뇌 염증 수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신경염증과 신경심리학적 이상은 파킨슨 치매 등 다른 유형의 치매에서도 발견된다. 연구의 책임저자인 타릭 파스칼 부교수(정신신경학)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병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Neuropsychiatric Symptoms and Microglial Activation in Patients with Alzheimer Disease)는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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