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쓰러졌다!”…드론, 119보다 얼마나 빠를까?

심정지환자 구조 위한 응급차와 자동제세동기 장착 드론 도착시간 비교해보니

심정지가 발생한 18건 중 약 33%에 해당하는 6건에서 신고자가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자동제세동기는 2건에서 전기충격을 가했고 한 명의 환자가 생존에 성공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심정지 환자를 구조하는데 드론이 앰뷸런스(구급차)보다 평균 3분 이상 도착 시간이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랜싯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12월호에 게재된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매년 35만 건 이상의 심장마비가 병원 밖에서 발생하지만 생존율은 약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제세동기 사용 등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받으면 생존 확률이 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카롤린스카 의대는 2020년 여름부터 약 2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스웨덴 서부 지역에서 구급차 출동과 동시에 자동제세동기(AED)가 장착된 드론을 함께 보내는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드론은 심정지가 의심되는 55건의 사례에서 자동제세동기를 배송했다. 이 중 약 67%에 해당하는 37건에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드론이 먼저 도착했다. 평균 도착 시간은 3분 이상 앞서는 걸로 나타났다.

실제 심정지가 발생한 18건 중 약 33%에 해당하는 6건에서 신고자가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자동제세동기는 2건에서 전기충격을 가했고 한 명의 환자가 생존에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롤린스카 의대 심정지연구센터의 안드레아스 클라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드론으로 자동제세동기를 전달할 수 있으며, 급성 심정지와 관련하여 구급차가 도착하기 몇 분 전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전달할 수 있음을 확실히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간 절약은 의료 응급센터가 구급차를 호출한 사람에게 구급차 도착 전 드론으로 배달된 자동제세동기를 회수하고 사용하도록 (전화로) 안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미국심장협회(AHA)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드론이 심정지 환자에게 자동제세동기를 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19개 카운티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드론을 이용할 경우 자동제세동기 도착시간 5분 내 단축이 도시지역에선 24%~74%, 농촌지역에선 10%~23%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에는 2013~2019년 해당 카운티에서 발생한 병원 밖 심정지 약 9000건(도시 지역 5700건 이상, 농촌 지역 약 3200건)이 포함됐다.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dig/article/PIIS2589-7500(23)00161-9/fulltext)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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