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 오셨나?"...연말에 '쇼핑 중독' 되기 쉬운 이유는?
쇼핑으로 인한 행복감은 잠깐...이번 연휴엔 비싼 선물 대신 의미 있는 선물로
연말 특수에 여기저기서 세일이 한창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쇼핑을 많이 하는 때다. 크리스마스와 연휴를 핑계로 살 게 없나 쇼핑몰을 끊임없이 돌아보기도 하고, 친구나 가족에게 줄 선물을 핑계로 살 목록을 늘려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왜 무언가에 중독된 듯 쇼핑을 할까? 미국 ‘CNN’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살펴본 내용을 소개한다.
무분별한 쇼핑은 중독과 비슷
연말이 되어 마음이 들뜨고, 어디에서나 세일 문구가 보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쇼핑하는 이유를 합리화한다. 평소 눈 여겨 봐왔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면 당신은 현명한 소비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무언가를 자꾸 사려 하고 이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 한다면 어떨까?
중독센터의 의료콘텐츠 디렉터인 아시시 바트 박사는 이런 패턴이 이어져 결국 재정적 면에서나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중독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쇼핑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중독은 아니지만, 중독과 유사한 사이클을 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쇼핑을 부추기는 광고를 접하고 세일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감에 정작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일도 생긴다. 마침내 물건을 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이내 물건이 배달되고 좋았던 기분이 사라지고 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바트 박사에 의하면, 바로 이 때가 부정적인 쇼핑 행동 패턴을 살펴야 하는 시기다. 이렇게 한 번 시작된 패턴은 연휴가 끝난 후에도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뇌는 쇼핑을 좋아한다
쇼핑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뇌의 보상 시스템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외과 교수 앤-크리스틴 듀헤임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어떤 행동을 했는데 재미가 있다면 보상 시스템이 작동 중일 가능성이 높다.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아지고 뇌에서는 보상과 관련된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흔히 기분을 좋아지게 해 ‘행복 호르몬’으로도 불린다.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는 어떻게 하면 쇼핑 경험을 재미있게 만들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여러 요소에 어떻게 어필해야 할 지를 잘 안다. 그래서 특정 물건을 선물했을 때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의 기분이 얼마나 좋을지에 관해 광고하거나, 기간을 한정한 제품을 판매해 경쟁심이나 불안감을 조장하기도 한다.
생각할 시간조차 줄여주는 온라인 쇼핑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면 물건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차를 타고, 먼 거리를 달려, 매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고, 계산대에 줄을 서서 기다린 후, 현금이나 카드를 꺼내 계산하는 수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저 편한 소파에 앉아 클릭 몇 번이면 집 앞까지 물건이 배달된다. 신용카드 정보까지 저장되어 있다면, 사고 싶은 물건을 생각하고 결제하는 데까지 단 1분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구매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장애물이 적기 때문에 정말 그 물건을 원하는지 혹은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적어져 충동적인 쇼핑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쇼핑은 줄이고 연휴는 더 즐겁게
매년 가족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명절을 선물하는 데 있어 항상 쇼핑이 답은 아니다. 듀헤임 박사는 “쇼핑의 보상은 극히 단기적이며, 선물을 모두 뜯고 난 후에는 허탈감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는 건 과소비한 돈에 대한 죄책감이다.
만약 자녀에게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주고 싶어 작년보다 더 크고 반짝이는 선물을 떠올린다면, 우리의 뇌가 익숙한 것에서도 보상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단 점에 주목해보자. 아이들은 우리집만의 전통이나 추억을 떠올리는 선물, 혹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즐거워할 가능성이 높다.
듀헤임 박사는 장기적인 행복과 삶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계와 목적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물건과 선물로 연말 분위기는 내기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 유대감을 느끼게 하고 목적의식을 줄 수 있는 선물이나 활동에 집중해 보라는 조언이다. 의미 있는 추억을 선물하거나, 무언가를 함께 하거나, 아이가 기술이나 열정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찾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