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과 유제품에 든 '이 단백질'...덜 먹어야 좋다고?
달걀 속 필수 아미노산 ‘이소류신’ 섭취 줄이면 암 예방에도 좋아…특히 열량 많이 섭취해도 무방
특정 아미노산을 덜 먹으면 건강 장수와 각종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아미노산은 달걀, 유제품, 콩 단백질, 각종 육류에 많이 들어 있는 이소류신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의대·보건대학원 생쥐실험 연구 결과 필수 아미노산인 이소류신의 섭취량을 줄이면 건강하게 오래 살고, 나이가 들어도 덜 약해지고, 암과 전립샘(전립선)병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열량(칼로리)을 비교적 많이 섭취하더라도 수명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필수 아미노산인 이소류신을 약 67% 줄인 먹이를 생후 6개월(사람의 30세에 해당)부터 먹은 생쥐가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건강 수명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컷 생쥐는 평균 수명이 33%, 암컷 생쥐는 7% 더 늘어났다. 이들 생쥐는 유전적으로 매우 다양했다.
연구팀은 일부에겐 균형 식단의 먹이를, 일부에겐 아미노산 약 20가지가 부족한 식단의 먹이를, 일부에겐 균형 식단에서 이소류신 성분을 약 3분의 2 없앤 식단의 먹이를 먹였다. 그 결과 이소류신을 줄인 식단의 먹이를 먹은 생쥐는 매우 빠르게 몸 안의 지방이 줄고 몸이 날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미노산이 부족한 식단(저아미노산 식단)의 먹이를 먹은 생쥐는 처음엔 몸이 날씬해졌으나 결국 체중과 지방이 다시 늘어났다.
이소류신 섭취 감량, 수컷 생쥐에 특히 큰 효과…비만 장수 질병예방 등 분야에 두루 활용 기대
연구팀은 이소류신을 크게 줄인 식단의 먹이를 먹는 생쥐들에겐 이 성분의 결핍을 보충할 수 있도록 다른 생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열량을 섭취(폭식)할 수 있게 허용했다. 그러나 이들 생쥐는 훨씬 더 많은 열량을 소모했다. 운동을 더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신진대사 조절만으로 체중이 줄어 날씬해졌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더들리 래밍 교수(신진대사)는 “이소류신 성분을 덜 먹으면 여러 모로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필수·단일 아미노산인 이소류신은 달걀, 유제품, 콩 단백질, 각종 육류에 많이 들어 있다. 그는 “특히 이소류신을 덜 먹으면 열량을 좀 많이 섭취해도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는 모든 열량이 다 똑같지 않으며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분자를 구성하는 요소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이 필수 아미노산인 이소류신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생쥐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저열량, 저단백 또는 저아미노산 식단의 먹이를 먹으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래밍 교수는 “이번엔 이미 나이가 꽤 든 생쥐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사람으로 치면 중년에 가까워졌을 때에도 식이 변화가 단순한 ‘수명(lifespan)’은 물론 ‘건강수명(healthspan)’에 큰 변화를 몰고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는 기초 연구 결과이고, 달걀 등 음식에서 이소류신 성분을 빼고 먹을 순 없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비만과 장수, 질병 예방 등 관련 의학·제약 분야에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Dietary restriction of isoleucine increases healthspan and lifespan of genetically heterogeneous mice)는 ≪세포대사(Cell Metabolism)≫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