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운동 ‘젊은 치매’ 원인될 수도…죽은 뒤 진단 나오는 CTE

잦은 머리 손상 있는 이들에게 잦아..."내 뇌 연구에 써달라 유언"

머리에 반복적 충격을 주는 격렬한 운동은 뇌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외상성뇌병증(CTE)으로 고통받던 18살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연이 최근 CNN 방송에서 재조명됐다. 자신의 뇌를 CTE 연구에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와이엇 브렘웰은 2019년 7월 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쏘았다. 당시 나이 18살에 불과했다.

이후 미국 보스턴 대학교 CTE 센터가 브렘웰의 뇌를 부검했으며, 2기 CTE 진단을 내렸다. 10대로서는 첫 케이스였다.

CTE는 반복적인 외부 충격으로 뇌세포가 파괴돼 두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병이다. 인지와 운동 능력이 훼손돼 기억상실, 우울증, 충동 조절 등을 겪는다. CTE는 사후 부검을 통해서만 공식적으로 진단할 수 있기도 하다.

복싱 선수들에게 자주 생겨서 ‘복싱 치매’로 불리기도 하는 이 병은, 격렬한 미식축구(NFL)를 비롯해 뇌가 손상될 수 있는 여러 운동선수들에게 주로 생긴다. 반복적으로 가벼운 머리부위 손상을 경험한 일반인에게 생길 수도 있다.

브렘웰 군은 어렸을 때부터 미식축구를 해왔다. 그는 생전 영상에서 여러차례 머리 충격과 뇌진탕을 경험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부검을 맡았던 미국 보스턴대 CTE 센터 앤 맥키 교수는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 활동만 했고, 고등학교까지만 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뇌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CTE가 1단계에서 2단계로 진행되는 데는 수년이 걸리는데, 18세 어린이에게서 2단계 CTE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어린이들이 스포츠를 하는 과정에서 CTE 발병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뒷받침하는 증거다”라고 말하면서 CTE 예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CTE는 알츠하이머와 유사한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타우 단백질이 CTE 환자의 뇌에서도 발견된다. 기억 상실, 혼란, 충동 조절 문제, 공격성, 우울증, 판단력 장애, 자살 행동과 관련된 증상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브렘웰 군은 생전 인터뷰에서 “지난 4년간의 내 머릿속이 지옥 같았다”라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기도 했다.

맥키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비교적 선수 생활이 짧은 30세 이하 젊은 운동선수도 CTE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사망하기 전 운동선수 생활을 한 30세 미만의 사람 뇌를 부검한 결과 이 가운데 41%에서 CTE 증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인 중에 CTE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1% 미만이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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