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하면 몸이 후끈?...되레 저체온증 걸린다
찬 공기가 감기 일으킨다는 것도 틀린 상식
겨울철이 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추운 날씨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은 30%가 저하된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그 만큼 다양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못된 정보로 괜한 겁을 먹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낮은 기온과 쌀쌀한 바람 때문에 병이 잘 낫지 않을 것이라는 근심이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를 일으키기도 한다. 노시보 효과는 환자가 병이 낫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면 실제 약을 먹고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겨울철 건강 상식에 대한 흔한 오해들을 미리 숙지해둔다면 근심을 덜 수 있으며 따뜻한 날씨처럼 활동적인 겨울철을 날 수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허프포스트(Huffpost)’ 등의 자료를 토대로 겨울철 잘못된 건강 상식을 정리했다.
찬 공기가 감기를 일으킨다?
기온이 떨어지는 것만으로 감기가 발생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는 있다. 전염병과 싸우기 위한 세포들은 추운 곳에 나갔을 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차가운 기온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한 우리 몸의 전략이다.
또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에 따르면 감기 바이러스는 약 32.8도의 온도에서 가장 잘 성장하므로 추운 날씨에 감기 바이러스가 잘 번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
추운 날씨에는 바깥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스포츠및운동의과학저널(Medicine &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추운 온도에서 달리기를 하면 기록 시간이 단축된다. 달리기 속도가 빨라져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운동의 강도가 높아지면 엔도르핀의 수치가 올라가 오히려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 여름처럼 조금만 운동해도 땀이 흐르는 일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장시간 자유롭게 운동하기에도 유리하다.
대부분의 열 손실은 머리를 통해 일어난다?
겨울이 되면 모자를 착용하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머리가 다른 부위보다 열 손실이 크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겨울철에는 머리를 제외한 다른 부위를 전부 옷으로 감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머리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뿐, 장갑을 끼지 않는다면 손에서 많은 열이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단 모자와 머플러로 머리 부위까지 감싼다면 몸의 전반적인 열손실은 줄일 수 있다.
해가 빨리 지면 우울증이 생긴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울감이 가중돼 계절성 우울증(SAD)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겨울에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SAD보다는 연말 가족 모임, 한해가 지났다는 점에 대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 우울감이 촉발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실내에 은둔해 있거나 운동이 부족해도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당한 활동과 스케줄 조율이 필요하다.
술이 몸을 따뜻하게 데운다?
술을 마셨을 때 몸이 따뜻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혈관이 확장되면서 따뜻한 혈액이 몸의 중심에서 바깥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는 술을 마시면 몸속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술은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부르르 떠는 자연적인 신체 현상도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다. 따라서 겨울철 과도한 음주는 삼가야 한다.
검은 색 옷이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
검은색은 햇빛의 열을 흡수하고 흰색은 반사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검은색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흰색의 반사 기능은 외투 바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투 안에서도 일어난다. 즉 몸에서 나오는 열기를 흰 외투가 밀어내면서 그 열기를 오히려 몸에 바짝 밀착시키고 몸 주변에 열기를 가두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