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싫어?”…겨울은 건강에 의외로 좋다, 왜?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눈 위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가족
겨울은 춥지만 이 때문에 건강에 좋은 점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봄에도 우린 겨울을 말했죠/우리들의 겨울은 봄 속에도 남아 있다고/여름에도 우린 말했죠/우리들의 겨울은 한여름에도 눈을 내리죠/가을에도 우린 겨울 얘기를 했죠/우리들의 겨울은 가을에 벌써 다가왔다고/겨울에 우린 겨울을 모르죠/우리들의 겨울은 너무나 추운 생각뿐이죠.

1977년에 나온 영화 의 주제곡인 ‘겨울이야기’의 가사처럼 겨울은 춥지만 기다려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눈이 내리는 날 카페에서 차 한 잔의 낭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연말연시 가까운 지인과의 만남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감상적인 요소를 빼면 사실 겨울 추위는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건강에는 몇 가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흡기 질병이 기승을 부리고, 동상이나 우울증, 심장마비 위험도 증가한다. 2019년 12월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겨울이 되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반대로 겨울 추위가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전문가들은 “추운 날씨는 종종 감기나 독감 같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지만 겨울철 추위가 주는 건강상의 이점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 놀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추운 날씨가 우리에게 좋을까. 각종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겨울이 주는 건강상 혜택을 알아봤다.

알레르기 환자가 웃는다

식물은 겨울에 꽃가루를 만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환자들은 추운 겨울철에 안도감과 함께 기분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벌레가 옮기는 질병이 줄어든다

모기나 진드기와 같은 성가신 곤충은 추운 날씨에 적어지기 때문에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라임병,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고약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해충들은 날씨가 온화하면 번성하게 마련. 날씨가 영하 이하로 내려가는 추위가 계속되면 해충이 죽게 돼 질병을 퍼뜨리지 못한다.

얼음찜질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부상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추운 날씨는 염증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추위에 노출된 달리기 선수들은 운동 후 더 빨리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겨울에 운동하면 여름보다 염증과 통증이 적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머리가 더 잘 돌아간다

우리의 뇌는 낮은 온도에서 더 잘 작동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 안팎일 때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날씨가 추울 때 사람들이 공부를 더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살이 잘 빠진다

추울 때는 신체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칼로리를 사용한다. 이외에도 연구에 의하면 추위는 지방 연소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추위는 신체에서 ‘백색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좋은 지방인 ‘갈색 지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추운 날씨는 갈색지방을 작동하게 함으로써 그냥 춥게 있기만 해도 상당한 칼로리를 저절로 태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가능성이 줄어들어 가족 및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상호 작용은 스트레스를 줄여 사람을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다

추울 때는 여름과 달리 비키니 차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헬스장에서 몸만들기에 열중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운동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운동 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옷을 잘 차려 입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춥고 건조한 바람은 운동하는 것을 쉽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딛고 추울 때 운동을 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면역력 증강된다. 바이러스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이지 춥다고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신체의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감기 등의 질환을 막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여기에 춥다고 실내에서만 머물다보면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고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감소한다.

둘째로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약 20%가 추운 계절에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움직이는 것이다. 운동은 신체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을 더 많이 나오게 한다.

실내에서 트레드밀 등으로 운동해도 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연구에 의하면 야외 운동은 활력과 긍정적 참여의 기분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울 때는 운동을 길게 할 필요는 없다. 야외 운동 첫 5분 동안에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타기 등 어떤 운동을 하건 여름에는 뜨거운 열과 습기로 인해 운동의 강도를 높이거나 더 멀리 가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겨울에는 그렇지 않다.

찬 공기가 폐에 안 좋다는 것은 틀린 말이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개인적인 신기록을 작성하려면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좋다. 연구에 따르면 마라톤 선수들은 기온이 올라가면 최악의 기록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추울 때 운동 강도를 높이려면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순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