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근무자 3명중 1명 우울증…’오래 일하고 적게 쉬어’

교대 근무자, 일반 근로자에 비해 자살 위험성도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대근무 근로자가 긴 교대근무를 한 뒤 충분한 휴식을 하지 못하고 다시 일을 재개할 경우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특히 교대 근무가 일상인 △간호사 △경찰 △소방관 △돌봄 노동자 등 직업군의 우울증 위험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 교수팀은 교대근무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이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봤다. 이를 위해 2020년 조사된 제6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교대근무자 3,295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는 지난 한 달간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를 긴 교대근무로 정의했고, 연속된 교대근무 사이 휴식시간이 11시간 미만인 경우가 1회 이상 있었을 때를 짧은 휴식시간으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 웰빙지수(WHO-5)를 활용해 50점 미만이면 우울증으로 정의했고,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우울증 위험도와 짧은 휴식시간 및 장시간 교대근무 사이의 연관성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교대근무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32.9%로 3명 중 1명 꼴이었다. 주목할 점은 다변량 분석에서 우울증 위험도는 긴 교대근무 시간 또는 짧은 휴식시간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즉 긴 시간 노동을 해도 휴식을 오래한다면 우울증 위험이 적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인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이 직업별로 층화한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특히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 두드러지게 우울증 위험도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의 긴 교대근무 시간과 교대근무 사이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해 교대근무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최근 교대 근무자는 자살사고 위험성이 일반근로자에 비해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영 교수 연구팀은 2007~201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통해 3만3047명의 건강한 근로자를 분석했다. 이때 교대 근무자들의 교대 근무 패턴에 따른 자살 사고 위험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교대 근무자들의 자살 사고 위험성이 1.33배 높았다. 특히 불규칙한 근로 시간을 가진 교대 근무자는 자살 사고 위험성이 무려 1.92 배 높았다. 24시간 격일제 교대근무자는 1.75배, 고정 야간 근무자는 1.58배 높은 자살 사고 위험성을 보였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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