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검사 1회에 어린이 혈액암 위험 16% 높아져”

방사선량을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 필요

평균 선량이 0.08시버트인 CT검사를 한 차례 받을 경우 어린이의 혈액암 위험을 약 16%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가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을 경우 혈액암 위험이 뚜렷이 증가한다는 다국적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유럽 9개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연구소(ISGlobal)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최소 한 번 이상 CT 검사를 받은 22세 미만 약 1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9개국 276개 병원의 데이터를 취합하고 평균 8년 가까이 그들의 건강상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스캔 방사선 노출과 혈액암 사이에 강력하고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수에 누적된 방사선량이 0.1시버트일 경우 혈액암 발병 위험이 3배 높아진다는 것. 이를 감안할 때 평균 선량이 0.08시버트인 CT검사를 한 차례 받을 경우 어린이의 혈액암 위험을 약 16% 증가시킨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ISGlobal의 마그다 보쉬 데 바세아 고메스 연구원은 “절대적인 위험도 측면에서 보면 CT 검사를 받은 어린이 1만 명당 검사 후 12년 동안 약 1~2건의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의 배경 설명은 최근 수십 년 동안 CT 스캔이 광범위하게 사용됨에 따라 특히 어린 환자의 경우 방사선 노출과 관련된 잠재적 암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 연구진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CT 검사를 받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어린이 대상 CT검사가 약 500만~900만 건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NCI는 “CT 검사는 미국 인구의 의료 방사선 노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라고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다. CT 검사는 미국 대형 병원에서 방사선 진단의 약 12%밖에 안 되지만 그로 인한 방사선 노출은 미국 인구의 총 방사선량의 약 49%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방사선에 훨씬 더 민감하고, 어린 나이에 스캔을 받은 후 방사선 손상으로 인한 건강상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의사가 어린이의 작은 체구를 고려하여 방사선 노출량을 조정하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높은 피폭량에 노출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CT 검사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크게 감소하긴 했지만 연구진은 어린이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ISGlobal의 방사선 그룹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카르디스 박사는 “진단을 위한 좋은 이미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방사선량을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3-0262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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