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급 매출 성장 면역항암제 ‘임핀지’…간암 시장 광폭 행보

현행 간암색전술 치료와 직접 비교한 3상 공개...글로벌 분기 매출 1조4천억 넘겨

임핀지 제품. [사진=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의 처방 영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큰 간암 분야에 공격적인 임상평가를 진행하며 다양한 치료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핀지 병용요법은 간암 1차 표준요법으로 글로벌 승인을 획득한 데 이어, 최근 초기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임상에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기존 표준 옵션인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을 압도하는 치료 성적을 보고했다.

임핀지는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급 중인 항 PD-L1 계열 면역항암제로 분류된다. 이 회사는 폐암 시장에 블록버스터급 매출 실적을 올리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0일(현지시간) 임핀지와 베바시주맙 병용 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 EMERALD-1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TACE 시술을 받은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생존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늘렸다.

회사는 “분석 결과 해당 환자군에서 TACE 단독요법과 비교해 암이 악화하거나 진행하지 않고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주요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2차 평가변수로 잡힌 전체 생존율(OS) 지표를 계속해서 추적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PFS 지표와 관련한 세부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향후 열리는 국제 암학회에서 전체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에는 TACE 시술이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616명이 등록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TACE 단독 시행군과 임핀지 병용 치료군에 대한 효과를 직접 저울질했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TACE 시술에 치료적 대안을 확인했다는 부분이다.

해당 시술은 간 종양 주변 혈관에 화학물질을 주입하고 혈류를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 사멸을 유도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그런데, 치료 성공률도 높지만 시술 이후 국소적인 암 재발률이 약 30% 수준으로 높아 대체 옵션에 대한 수요가 컸던 상황이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아스트라제네카 리카르도 렌치오니 박사는 “간세포암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0만 명이 진단받는 가장 흔한 유형의 간암”이라며 “TACE 시술의 경우 추후 암의 진행이나 재발률이 높아 효과적인 전신 약물요법을 통한 조기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기존 TACE 치료에 면역요법을 병용할 경우 무진행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예후가 좋지 않은 간세포암의 치료법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임핀지와 함께 CTLA-4 표적 면역항암제인 ‘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 병용 임상도 진행 중이다. 임핀지와 이뮤도가 타깃하는 CTLA-4 및 PD-L1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특징적인 바이오마커로, 체내 면역작용을 회피해 암세포가 생존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두 표적 약물의 병용 사용에는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두 개 항암제를 이용한 이중 면역치료의 효과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작년 10월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요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세포암 1차요법에 승인을 받았다. 더욱이 전 세계 암치료 지침의 표준으로 불리는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해당 병용요법을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전신치료에 ‘표준치료(Category1)’로 강력 권고했다.

한편,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3분기 매출 실적에 따르면 총 110억 달러(한화 14조4749억 원) 매출 가운데 임핀지는 11억2000만 달러(1조4742억 원)를 차지했다. 회사가 판매 중인 전체 항암제 품목의 매출 실적은 43억8000만 달러(5조7653억 원)로 집계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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