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작업하다 ‘암’…20년 사이 약 90% 증가

WHO와 ILO 공동 보고서

자외선에 지나치게 노출될 경우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가 야외 작업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두 기관이 8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성 피부암으로도 불리는 비흑색종 피부암 사망자는 20년사이 88%나 늘었다.

피부암은 크게 피부의 멜라닌 세포에서 기원한 악성흑색종과 각질형성세포 등에서 기원한 비(非)흑색종 피부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흑생종암은 직업이나 환경 요인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성 피부암이라고도 불린다. 

직업적인 자외선 노출은 이제 석면과 이산화규소먼지(규진)에 이은 3위의 직업성 발암 원인으로 꼽힌다. 비흑색종 암 사망자 중 약 3분의 1은 직업상 야외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은 7년 간 전 세계적으로 직업적 자외선 노출과 비멜라닌성 피부암 사례를 연구했다. 이 결과 비흑색종 피부암에 걸려 사망한 환자 수는 2019년 기준으로 1만9000명이며, 남성의 비율이 65%나 된다. 특히 농업, 건설, 어업 등의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작업적 자외선 노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직업상 자외선 노출이 많을 경우에는 작업 시간을 조정하는 편이 좋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 고용주가 야외 근로자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보호의복과 같은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도움은 된다.

이어 두 기관은 피부암을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진료 및 검진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정 작업장이 아니라 야외 시장 등과 같은 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보고서는 “국가들은 직업적 일광 노출로 인한 피부암을 직업병 목록에 포함시켜, 영향을 받는 근로자들이 근로자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직업성 피부암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고용주, 근로자가 권리·책임·의무의 틀 안에서 작업자를 자외선에서 보호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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