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건강] 뚱뚱해지는 한국인?… “왜 주위엔 ‘비만인’ 없을까”

OECD 통계 기준 한국인 비만율 37.8%...BMI로만 평가, 날씬한 비만인 많은 이유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 비율= 15세 이상 인구 중 체질량지수가 25 kg/m2 이상인 분율(측정한 신장, 체중자료 사용). [이미지=코메디닷컴 DB]
한컷건강 한줄평 : 나는 BMI 25다, 고로 나는 뚱뚱하다? 

한국인이 뚱뚱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32.5%로 집계됐습니다. 100명당 30명 꼴입니다. 질병관리청의 ‘지자체별 비만율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증가세인 성인 비만율은 2018년 31.8%에서 2020년 31.3%로 다소 낮아졌다가 2021년(32.2%)부터 다시 높아졌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비만율이 조금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이 자가 보고한 체중과 신장을 토대로 산출한 결과입니다.

이 통계로만 보면 10명중 3명은 뚱뚱해야하는데, 왜 주위에는 비만인 사람들을 보기가 힘들까요?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에서 쉽게 비만인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비만인구는 확실히 적습니다. 대한민국 자체 비만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날씬한 축에 속합니다. 제일 날씬한 국가는 일본입니다.

​통계 수치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2022년에 발표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 비율은 37.8%입니다. 이 수치는 11개 OECD 회원국의 평균 58.7% 수치 보다 낮습니다.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 비율은 멕시코(74.1%)와 미국(73.1%)에서 ​70% 이상으로 가장 높고, 일본(27.2%)과 한국(37.8%)은 38% 미만입니다. ​

사실상 비만의 기준도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조사한 비만율과 OECD 통틀어 조사한 기준에는 차이가 납니다. 비만 기준은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를 주로 사용하지요. 현재 아시아 지역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3~24.9는 과체중, 25~29.9는 비만, 30 이상을 고도비만으로 분류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18.5~24.9이면 정상, 25~29는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간주하죠. 세계보건기구의 기준과 같습니다. 이에 준하면, 우리나라 비만율은 더 줄어듭니다. BMI로 나타날 수 있는 오류 중 하나지요.

BMI 25 이상이면 무조건 과체중-비만이 되는 평가 방식, 폐지 촉구 강해져 

우리나라에서는 BMI가 25이상면 과체중-비만으로 간주돼, 실상 겉으로 뚱뚱하지 않은 사람도 비만에 속해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 숫자로만 “비만이니 건강관리 하십시오”라고 따지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세계 의학전문가들은 체질량지수 BMI가 비만 평가에 있어 정확하지 못하다고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BMI는 유럽 백인 남성 표본을 바탕으로 ‘평균적인’ 남성의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자 했던 벨기에의 수학자에 의해 고안된 지표입니다. 의사나 의료 전문가의 평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특히 유럽 백인 남성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개인의 체형과 지방의 분포도를 제대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미국의학협회(AMA)는 BMI사용을 폐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BMI로만 비만을 따지다 보면 인구의 전반적인 건강 평가시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가령, 비만과 관련한 당뇨, 대사질환 등은 수많은 동반질환, 생활방식 문제, 성별, 인종, 의학적으로 유의한 가족력 있는 사망률 영향력, 특정 BMI 범주 내에 있었던 시간, 노화에 따른 예상 지방 축적, 지방 이환률, 지방으로 인한 사망률 등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BMI는 이 다양성 범주를 담아내지 못합니다. 단순히 체중과 키로만 산출된 숫자가 개인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10년 전인 2013년 미국의사협회가 ‘비만은 질병이다’고 선언하고 WHO도 공식적으로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이후 국가의 비만율을 평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질병 의료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비만이 세계인을 아프게 하는 주요 질병으로 주목되고 있지만, 실상 이를 평가하는 방식이 수십년이 지나도 단순한 BMI에 의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BMI가 아닌, 개인의 체중과 키에 더해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로 바뀌어야 한다는 전문적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BMI가 25이상이면 뚱뚱하다=체중 관리해야 한다”와 같은 관념을 벗어나, 보다 입체적인 접근으로 진짜 ‘건강 우려 비만 정도’를 가려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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