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절하는 이유, ‘감각 뉴런’에 답 있다

뇌와 심장을 연결하는 세포가 심장을 멈추게 해

기절이 왜 일어나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이 미스터리를 풀 단서가 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40%의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기절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덥거나 배고프거나 너무 오래 서 있을 때는 물론 갑자기 많은 피를 봤을 때도 기절할 수 있다. 짧은 의식 상실인 이러한 기절이 왜 일어나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이 미스터리를 풀 단서가 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심장과 뇌간을 연결하는 감각 뉴런을 활성화하면 생쥐가 즉시 움직이지 않게 되며, 동공이 빠르게 확장되고 사람이 실신할 때 관찰되는 전형적인 눈동자 굴림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감각 뉴런은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이 감각 뉴런이 실신을 이해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며 “이러한 경로에 대한 연구는 실신의 심장 원인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에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주신경(뇌와 심장을 포함한 여러 기관을 연결하는 신경)의 영역인 경절성 신경절에 대한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혈관 내 작은 근육의 수축에 관여하는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감각 뉴런 그룹을 확인했다. NPY2R VSN이라고 불리는 이 뉴런은 폐나 장에 연결되는 미주 신경의 다른 가지와는 구별된다. 대신 심장의 아래쪽 근육 부분인 심실 내에서 가지를 형성하고 후뇌 영역이라고 하는 뇌간의 영역에 연결된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초음파 영상과 광유전학(빛을 이용해 뉴런 활동을 제어하는 방법)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생쥐의 심박수, 혈압, 호흡 및 안구 운동을 모니터링하면서 NPY2R VSN을 자극했다. 이 접근 방식을 통해 연구팀은 특정 뉴런을 조작하고 심장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할 수 있었다.

NPY2R VSN이 활성화되자 자유롭게 움직이던 쥐가 몇 초 만에 기절했다. 기절한 쥐는 동공이 빠르게 확장되고 눈이 소켓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등 사람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으며, 심박수, 혈압, 호흡수, 뇌로 가는 혈류량도 감소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 메디컬 센터의 임상 신경과 전문의인 얀 거트 반 디크는 “이제 우리는 뇌에 심장을 멈추게 하는 수용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신경 세포는 산소나 포도당을 공급하지 않으면 매우 빠르게 작동을 멈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신경 세포는 산소가 없으면 약 2~5분 후에 죽기 시작하지만 실신은 일반적으로 20~40초만 지속된다”며 “산소를 다시 공급하면 신경 세포는 다시 활동을 재개하고 그 속도도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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