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4단계로 나눠 치료하자”…맞춤치료 가능?

加 美 연구팀 “심근경색 후 조직 손상에 따른 임상 분류로 치료 효과 높여야”

극심한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심장마비(급성 심근경색). 캐나다 심장혈관학회는 심장마비를 4단계로 세분화하고, 맞춤치료를 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심장마비(급성 심근경색)가 똑 같은 게 아니며, 따라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조직이 얼마나 손상됐는지에 따라 4단계로 세분화해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노던 온타리오의대(Northern Ontario School of Medicine)와 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바탕으로 심장마비 후 심장근육의 손상 수준에 따라 심장마비를 4단계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의료계는 이 세계 첫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캐나다심장혈관학회-급성심근경색(CCS-AMI)’ 임상 분류를 공식 채택했다.

캐나다심장혈관학회가 채택한 새로운 심장마비 4단계 분류에 따르면 1단계는 심근경색이 발생 후 중단된 상태, 2단계는 미세 혈관은 손상되지 않았으나 심근 세포가 괴사한 상태, 3단계는 미세 혈관이 손상돼 폐쇄되고 심근 세포가 괴사한 상태, 4단계는 미세 혈관이 손상돼 폐쇄되고 심근 세포가 괴사한 데다 재관류 출혈이 일어난 상태다. 괴사는 생체 세포나 조직의 일부가 죽거나 죽어가는 것이고, 재관류는 혈액 흐름이 복구된 것을 말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통상 각종 임상 분류는 새로운 표준치료 요법과 진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채택하기 위해 의학 학회에서 검토하고 개발한다. 심장 전문의는 심장 근육에 어느 정도의 조직 손상이 발생했는지 파악하면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으로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최선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노던 온타리오의대 로한 다르마쿠마르 박사는 “1972년 흉통을 평가하는 데 널리 쓰이는 ‘CCS-협심증’ 분류가 확립된 지 약 50년 만에 CCS-AMI 분류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CCS-AMI는 임상 데이터와 심장근육 손상의 병리 생리학을 혼합해 심장마비 후 손상 수준을 특성화한 것이다.

다르마쿠마르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첨단 영상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막힌 심장의 혈관을 열면 훨씬 더 많은 조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환자는 이 때문에 전기적 불안정성(부정맥) 등을 일으켜 심부전, 입원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조직 손상의 ‘예측력’을 활용해 연구를 개선하고 각 단계에 대한 조직 지향적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조직 수준의 변화를 포함하는 분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2년 발표한 논문에서 ‘심근 내 출혈’로 작은 혈관이 파열되면 재관류 치료로 살릴 수 있는 많은 심근세포가 죽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재관류 요법으로 심근 내 출혈이 발생하면 손상된 부위가 지방 조직으로 대체돼 심장을 약화시키고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분류로 각 단계에 맞는 새로운 맞춤형 치료법이 빨리 개발돼 세계 의료계가 중증 손상으로 고통받는 심장마비 환자들의 목숨을 대부분 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The Canadian Cardiovascular Society Classification of Acute Atherothrombotic Myocardial Infarction Based on Stages of Tissue Injury Severity: An Expert Consensus Statement)는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혈관 2023 컨퍼런스’에서 발표됐고 ≪캐나다 심장학회지(Canadian Journal of Cardi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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