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나도?”…이 관계 안전할까, 가스라이팅 신호는?

예전보다 불안하고 자신감 떨어진다면 의심해봐야

최근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씨(오른쪽)가 전 연인(왼쪽)에게 임신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김민석 서울 강서구 의원 제공 / 남현희씨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전 연인에게 ‘임신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7월에는 두 남성이 서로의 허벅지를 돌로 찍어 1명이 사망한 사건에서도, 상대의 심리를 조종한 배후자의 혐의가 인정됐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사건 외에도 일상 속 가스라이팅은 빈번히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행위로, ‘심리적 지배’라고도 한다. 심리를 조작하고 피해자가 스스로 기억, 성격 등을 의심하도록 만든다. 피해자는 처음에 상대방을 의심하지만, 계속해서 궁지로 몰아넣는 가해자의 모습에 결국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고 만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스라이팅…알아차리는 신호는?

부부, 연인, 친구를 비롯 직장 선후배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은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본인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피해자를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인다. 피해자를 비난하고 무시하며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 가해자로 인해 피해자가 억울한 상황임에도 ‘너무 예민하다’는 이유로 넘어가기 일쑤다. 상대방의 강압적인 행동의 원인이 ‘혹시 나 때문?’이라는 의문이 든다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가스라이팅을 알아차리는 신호는 없을까? 가스라이팅을 최초로 규정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로빈 스턴(Robin Stern)에 따르면 △더 이상 내가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아니라고 느껴질 때 △예전보다 더 불안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 △종종 내가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때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 때 △일이 잘못될 때마다 항상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 때 △너무 자주 나만 사과를 해야 할 때 △뭔가 잘못된 걸 알지만 무엇이 원인인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친구나 가족과 대화하는 것을 피할 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을 발견할 때 △절망감을 느끼고, 과거에 즐기던 활동에서 전혀 즐거움을 못 느낄 때 등의 상황이라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일 수 있다.

가스라이팅 벗어나려면…상대방 말에서 진실·거짓 가려내기 등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려면 가스라이팅이 무엇인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의심되는 상황은 없는지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상대방의 말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고, 상대의 요구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인지 스스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게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상대방의 구체적인 말, 행동 등으로 불편함을 느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이미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을 잃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인이 정확하게 조언해준다면 그 말을 귀를 기울여 듣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에 대해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을 불안정하고 잘못된 심리 상태로 만드는 고도의 계산적인 행위라고 분석한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으로 인해 ‘나’를 잃지 않는 것이다. 선을 정확히 긋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관계를 끊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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