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했다간 수술까지 ..현명하게 ‘단풍’ 즐기는 법

발목염좌, 초기 보조기로 고정한 뒤 관절운동으로 회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올해 단풍 절정기는 11월 둘째 주까지다. 이에 남은 2주 동안은 단풍 구경을 하는 등산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즐거운 가을 산행에도 숨은 복병은 있는 법.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오르다가 뜻밖의 큰 부상을 얻을 수도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교수는  “무리한 등산 코스를 선택하거나 사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았을 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체 균형과 유연성이 부족한 중장년층, 비만인 사람은 산에서 내려올 때 자기 체중에 배낭 무게까지 더해져 무릎과 발목의 관절과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운동량이 적어 무리한 산행 후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은 흔히 ‘알 배겼다’고 말하는 지연성 근육통이다. 허벅지·종아리·허리 근육 등에 피로가 쌓여 느끼는 근육통으로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증상이 이어진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과 함께 환부에 20분 정도 온찜질 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그 외에 산행 중 많이 입는 부상은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허리 손상이다. 신체균형과 유연성 결여로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심한 경우 연부조직(근육, 관절)파열 골절과 관절연골 손상을 입어 수술할 수도 있다.

산을 오를 때 반드시 발 전체가 지면에 완전히 닿도록 해 안정감을 확보한 다음 무릎 각도를 충분히 쭉 뻗으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어중간한 무릎 각도에서 체중을 이동한다면 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내려올 때는 발바닥을 가볍게 지면에 접촉하며 무릎관절을 살짝 굽혀 마치 발바닥에 스프링을 착용한 것 같은 탄력성을 줘 충격을 흡수한다. 시선은 서 있는 상태에서 발자국 앞에 두어 전신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산을 오를 때에는 근력의 유연성이, 하산 시에는 몸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또한 산행을 마치고 난 뒤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과도하게 사용된 신체 근육이 경직돼 지연성 근육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행 중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는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해 볼 정도로 흔하다. 발목염좌를 초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 ‘삔데 또 삐는’ 고생하게 된다. 자주 접질리게 되면 발목 관절의 연골까지 손상을 받아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인대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발병 초기에는 보조기를 이용해 일정 기간 발목을 고정해 부종과 통증을 줄이도록 한다. 이후 관절운동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늘어나고 파열된 인대를 복구해 발목관절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치료를 거쳐야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양기원 교수는 “발목을 삐고 나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통증이 줄면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면 발목 관절의 만성 불안정이 유발돼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와 반대로 등산을 오래 하는 사람들이 입는 가장 흔한 부상 중 하나는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곳)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 중 뒤꿈치뼈 부위에 반복되는 미세 외상에 의한 만성적 퇴행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단순한 염증성 질환이라기보단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오래 걸었을 때 발생하기 쉽다. 특히 등산을 자주 하면 족저근막은 평지에 있을 때보다 산을 오를 내릴 때 더 쉽게 피로함을 느껴 질환에 노출되기 더 쉽다.

양 교수는 “족저근막염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느끼는 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며 “이 증상들은 걷고 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 발현 시 서둘러 병원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초기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해주면 완치된다. 산행 후에는 캔 음료 등을 차갑게 만든 후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동시에 아킬레스건 강화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가을철 안전한 산행을 위한 열 가지 지침을 소개했다.

※안전한 가을 산행을 위한 지침

1. 처음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다

2.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한다.

3. 사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다. 산행이 끝난 후에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근육통 예방에 좋다.

4. 산에서 내려올 때는 무릎을 굽히고 보폭을 줄이면서 천천히 내려온다.

5. 등산화는 발목까지 감쌀 수 있어야 하며 발에 잘 맞는 것을 신는다.

6. 질 좋은 두꺼운 양말을 신는다.

7. 무릎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에는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8. 첫 산행은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9. 배낭의 무게는 최대한 가볍게 한다.

10. 휴식을 자주 가지되, 너무 긴 시간 가지진 않도록 한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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