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와 세계로”…새로운 10년 준비하는 대한내분비학회

SICEM 2023 성료... 국제 교류-미래위원회 활동 등 눈길

SICEM 2023 학술대회장에 전시된 지난 11년간의 SICEM 연혁. 사진=최지현 기자.

대한내분비학회는 지난 26~2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국제 학술대회인 ‘SICEM 2023’을 성료했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학회는 ‘내분비대사학 서울국제총회'(SICEM·시켐, Seoul 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and Metabolism)라는 이름처럼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33개국에서 977명이 사전등록했고 초록 역시 28개국에서 394편이 채택됐다. 사흘 동안 56개의 세션을 진행하며 1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기도 했다.

정윤석 이사장(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고 금년도에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를 다시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SICEM은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 지역의 주요 국제학회로서 위상을 다져왔다”고 평가했다.

韓 내분비학계, 미국-유럽-일본과 나란히… 2025년 美학회서 협력 세션 추진 

실제 올해 학회에는 국제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다수 준비됐다. 특히, 미국·유럽·대만 내분비학회장의 강연을 한 자리에 들을 수 있는 ‘내분비학 정상회의'(Global endocrine summit)를 진행하고 해외 학회와의 협동 심포지엄도 미국, 유럽, 일본, 대만, 호주 등 5개국과 준비했다.

특히 학회는 미국내분비학회(ENDO)와의 협력 심포지엄(조인트 심포지엄) 개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2025년을 목표로 내분비학계의 세계 최대 규모 학술대회인 ENDO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북미와 (동)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트랜스-퍼시픽 조인트 세션’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ENDO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이사장은 “이를 통해 상호 간의 부스와 인력 교류, 고난도 치료기법 공유뿐 아니라 해외 학회에서의 발표 주제와 연자를 선정하는 데도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중국, 인도와 함께 아시아 내 리더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학회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을 비롯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학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국제 협력 과제를 추진 중이다.

이시훈 국제협력이사(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우리나라 의학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지대해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하면서 내년에는 다양한 성과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이사는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내분비학회에서 갑상선 질환을 주제로 진행한 협동 세션을 통해 과거와는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갑상선 질환과 같이 우리 학계가 주도해 새로운 치료 개념을 정립 중인 영역이 늘어나고 있어 국제 학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26일 SICEM 2023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중인 대한내분비학회 집행부. 왼쪽부터 이시훈 국제협력이사, 조영민 학술이사, 정윤석 이사장, 이재혁 총무이사(한양대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미래위원회 위원장. 사진=최지현 기자.

’18명 지원’ 그친 내분비학 전공의… “내분비의 ‘새봄’ 준비해야”

한편, 학회는 이번 학회에서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도 풀어냈다. 올해 전국에서 내분비학 전공의에 지원한 인원이 18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근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불똥이 내분비학계에도 튄 것이다. 이에 학회는 올해 ‘미래위원회’를 신설하고 젊은 내분비학 전공의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하정훈 미래위원회 위원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학문적인 난이도와 함께 다른 진료과보다 미래 수익이 낮다는 문제가 지목됐다”면서 “미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향후 내분비학을 전공하면 연구는 물론 먹고 사는 데도 문제가 없도록 각종 인프라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래위원회는 ‘내분비학회 10년 로드맵’을 기반으로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내분비학 선제 홍보 △멘토십 구축과 각종 연구·해외 교류활동 등에 대한 젊은 연구자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분비내과 고유의 전문 진료영역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도 끌어내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조영민 학술이사(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내분비과 역시 중증-희귀 질환을 다루고 있어 필수의료의 측면이 강하다”면서 “만성질환과는 별개의 내분비학적 치료가 필요한 난치성 당뇨와 골다공증을 비롯해 각종 희귀질환에 대한 수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내분비학과에도 인력이 유인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내분비학회 미래위원회 활동 상황을 발표 중인 하정훈 미래위원회 위원장. 사진=최지현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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