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로도 못 잡는 ‘빈대’… 국내 상륙, 박멸하려면?

따뜻한 실내·침대보 서식... 뜨거운 물 세탁 시 궤멸

최근 국내에 유입한 빈대의 ‘전국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유럽 몇몇 국가들이 ‘빈대난’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찜질방과 대학 기숙사등에서도 출몰해 사회적인 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역시 빈대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는 “우리나라 빈대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개체로서 빈대가 출몰한 장소 모두 외국인이 머무른 곳으로, 이 장소를 이용한 다른 사람의 여행용 가방 등 물품을 통해 집안으로 유입되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어 양 교수는 “빈대는 야외 서식성 곤충이 아니고 실내 서식성 곤충으로 따뜻한 실내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한다”며 “요즘 날씨가 추워져 가정마다 난방을 시작해 20도 이상의 실내온도가 유지됨으로써 빈대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빈대는 집안의 침대와 쇼파 등에 살며 10도 이하로 온도가 떨어져도 성장과 부화에 어려움만 있을 뿐 좀처럼 죽지 않는다. 또 흡혈하지 않고도 70~150일까지 생존 가능해 가정에서 박멸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빈대는 어느 정도 개체군이 형성되면 침대 주변에 서식하다 이른 새벽녘에 사람 피를 빨아 먹고 다시 서식처에 숨어든다. 잠이 드는 밤 시간이 아닌 깊은 잠에 빠지는 시간이기에 일일이 육안으로 식별해 잡기도 어렵다.

이와 관련해 양 교수는 “빈대는 이미 살충제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정용 살충제 정도론 잘 죽지 않는다”며 “다만, 침대보나 옷 등 빈대의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두 시간 이상 쬐어주면 박멸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빈대에 물리면 주변이 빨갛게 붓고 며칠간 심한 가려움증을 겪을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 알레르기로 인한 물집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 있다. 빈대가 특별한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예민한 경우 환부를 긁다가 염증 등의 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최재은 교수는 “빈대 물림은 보통 옷이나 이불로 감싸지 않은 노출 부위인 팔다리, 발, 얼굴이나 목 등에 떼지어서 또는 선상의 다발성 병변으로 나타난다”며 “빈대는 피부에 달라붙어 많은 양을 흡혈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고, 극심한 가려움으로 과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빈대 물림 치료법에 대해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염증이 생긴 경우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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